성소수자 부모모임 24차 정기모임 대화록
2016-08-12 오후 18:07:29

성소수자 부모모임 스물네 번째 정기모임 대화록

 

부모모임 24차 웹자보.png

 

 

 

 

일시: 2016년 3월 12일 토요일 4시

 

장소: 서울 마포구

 

참석:

- 지인: 게이 아들을 둔 어머니

- 하늘: 게이 아들을 둔 어머니

- 라라: 트랜스젠더 딸을 둔 어머니

- 뽀미: 레즈비언 딸을 둔 어머니

- 예쁜천사: 트랜스젠더 딸을 둔 어머니

- 줄리아: 트랜스젠더 딸을 둔 어머니

- 샤넬: 게이(가족이 전혀 모름)

- 모리: 게이(가족이 다 알고 있음)

- 바람: 게이(부모님과 형이 알고 있음)

- 어나더: 게이(부모님이 알고 있음)

- 고미: 퀘스쳐너리

- 현지: 레즈비언

- 오렌지: 범성애자

- 채린: 레즈비언(부모님이 알고 있음) 

- 권민: 양성애자(부모님이 알고 있음)

- 은송: 레즈비언


 

사회: 어나더

속기: 모리, 오소리



 

어나더: 스물 한 살. 얼마 전 개강해서 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남성 동성애자에요.

 

라라: 저희 자녀는 MTF인지 게이인지 헷갈려요. 수술을 해주길 원했는데 요즘엔 성전환 수술을 원하지 않고 있어서, 그런 젠더퀴어인지.. 전엔 MTF라고 이야기 드렸었는데 지금은 혼란.

 

줄리아: 저는 아들만 둘인줄 알았는데 딸이 하나 생길 것 같아요. 근데 지금 같이 있지 않다보니 아직까지 실감은 안 나는데 어떻게 세상을 살아나가고 주변 사람들과 어떻게 적응하며 살아가늕 부모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많이 배우기 위해 왔습니다.

 

오렌지: 19살이고 범성애자입니다. 양성애자라고 하면 남자 혹은 여자만 성별이분법적으로 사랑하는 느낌이 들어서 범성애자라고 정체화 했어요.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에요.

 

샤넬: 행성인에서 활동하는 25살 이창현이에요. 날씨가 풀렸네요. 개구리도 나오고. 요즘엔 평소와 똑같이 공익근무를 하고 있고, 12월에 끝나기 때문에 끝맺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어요. 남성 동성애자에요.

 

권민: 성소수자 부모모임에서 활동하는 청년미소님 아들이고 양성애자에요. 부산에 살아요.

 

은송: 스물 다섯살이고 처음 왔는데 자세히 알고 싶은게 많아서 왔어요.

 

하늘: 서른 네살 동성애자 아들 엄마에요. 알게 된지는 8년 정도 됐어요.

 

예쁜천사: 사실 여기 오면 눈물이 너무 많이 나올 것 같아서 못 왔었어요. 제가 재작년에 아이 가방에서 서울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시험을 치고 대구에 데려왔는데 가방에 화장품백이 있는데 새거가 아니고 쓰던게 있었고 스타킹도 있었어요. 너무 놀라서 다 갖다 버렸어요. 제가 일하는 곳에 아르바이트를 시키고 돈을 제법 줬는데.

아빠도 전혀 모르고 저한테도 표현을 안했는데, 돈을 줬는데 일주일정도 연락이 없어요. 제 전화를 안 받고 한달째. 원서를 내야하는데 안돌아와서 원서 낼 시기를 놓치고. 밤 두시에 울면서 전화가 왔어요. 엄마 왜 나를 이렇게 나았냐고. 그러면서 전화를 끊었는데 제는 애가 약을 먹는 줄 알았는데 너무 놀라서 경찰서에 전화했는데 실종신고. 저는 애가 죽은 줄 알았어요. 미치겠더라구요. 아빠에게도 전화해서 혼비백산해서 왔는데 차를 몰고 울면서 서울에 왔었어요. 오니까 그날이 일요일이니까 계속 그 자리에 고정되어 있는 거예요. 고정되어 있으니까 너무 불안한 거예요. 총출동해서 한쪽에선 계속 전화를 하고. 9시쯤 도착해서 오후 3,4시 쯤에 전화가 잠시 켜졌다가 꺼져서 제가 계속 전화를 하니까 전화를 받더라구요. 엄마 나중에 내려갈게 했는데 제가 못내려가겠다 해서 데려갔는데 그런 아이들끼리 있었나봐요. 매니큐어도 바르고 그랬는데 너무 가슴이 아프더라구요. 애를 데려왔는데 저도 고통 아이도 고통. 학교엔 안돌아간다고. 근데 다행히 공부를 열심히 해서 합격을 하고 지금 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간혹 충돌은 해요. 머리를 이만큼 길렀는데 면접을 하니까 가발을 써야 하는데 설득을 해서 머리를 깎는데 너무 울었대요. 저는 근데 양복 입고 가는 모습이 너무 좋았어요. 근데 너무 멋있다는 말도 애한테는 너무 상처인 거예요. 그 모습이 너무 보고 싶었는데, 지금은 80프로 정도.

머리는 엄청 짧게 잘랐어요. 근데 이미 학교에서 내가 남자라는게 인식이 다 되어 있는 상태에서 어ㄸ덯게 할지. 그래서 휴학계를 내고 싶어하는 상태인데.

얼마 전에도 아빠랑 충돌이 있었어요. 아빠는 엄청 심하게 이야기하고. 그 전에 다니는 학교 아이들에게는 이미 커밍아웃을 했고 전화도 하고 만나기도 하고.

여기 오기가 참 두렵더라고요. 시간이 지나서 마음을 먹게 됐는데 저는 여기 부모님들만 오는 곳인 줄 알았어요. 근데 자녀들도 같이 오니까 다음에 올때는 우리 아이 데려와야겠다는 생각. 엄마아빠가 이해를 한다곤 하지만 엄마 아빠는 이해를 못한다고 하더라구요. 그 모습에 제가 너무 매달리는 거예요. 너무 오래 본 모습이고 장남이거든요. 본인은 수술을 하고 싶어하는데 저는 졸업하고 수술하자고 하고 있고. 엄마 그때까지 기다릴 수 있을까? 이야기 하는데 저는 4년동안만 이 아이가 좀 참아줬으면 좋겠다고 기도하고 있는데. 이 아이가 멋진 여자 모습으로 바뀌어서 당당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거면 더이상 바랄 게 없는 것 같아요.

 

뽀미: 오늘은 목소리들이 다들 작으신 것 같아요. 기를 발산해주셨으면. 레즈비언 엄마 뽀미라고 합니다. 레즈비언 채린과 딸의 파트너 현지. 저희 딸은 열 일곱에 커밍아웃. 지금은 스물 다섯살. 7년차 정도 된 것 같아요. 스무 살 넘어서 이 아이가 정말 레즈비언이라는걸 확인하고 받아들이기도 작정을 한거고. 받아들이기만 해서는 얘가 행복해지는건 아니구나 하는걸 깨달았아요. 친구나 관계를 맺는 것에 넓게 가지는 건 아닌 것 같았어요. 저는 아이에게 너의 섹스라이프를 누가 궁금해해? 너는 너대로 살아? 하면서 이분법적으로 생각했는데 사실 삶의 모든 측면과 연결되어 있는거지 이분법적으로 생각할 순 없다는 걸 깨달았고 엄마도 같이 하면 운동에 더 도움

 

현지: 부산 성소수자 동아리에서 활동 중. 부모님은 모르시는데 여기 모셔오고 싶네요.

 

채린: 레즈비언이자 만화가로 성공하고 싶은 스물 다섯 살입니다. 엄마가 부모모임을 먼저 보시고 여기에 나와보라고 얘기를 해주셨어요. 혼자 외로워하지 말라고. 인권운동에도 참여할 수 있게 도ㅒㅆ어요.

 

고미: 동성애자라고 생각하고 스물 셋. 저도 공익근무를 하고 있어요. 반갑습니다.

 

예지: MTF이고 진단 받고 호르몬을 하러 갔는데 다른 수술할 게 있어서 아직 호르몬 시작을 못 한 상태이고, 스물 아홉이고 오랫동안 혼자 고민하고 자살시도도 했는데 최근에 내가 잘못한게 아니구나하는걸 깨닫고 저랑 비슷한 사람들돋 만나고 하면서 털어놓을 사람들을 찾아 왔습니다. 부모님들은 많이 반대하고 계세요.

 

지인: 스무 살 게이 아들 엄마이고 안지는 3년 반 정도 왰어요.

 

봄준: 퀘스쳐너리이고 스물 여덟살이에요. 아직 명확하게 저를 뭐라고 말해야하는지

 

모리: 스물 여덟살 게이.

 

따뜻한 파랑: 스물 한 살이고 올해 대학 가는데 1월달에 한 번 왔다가 1월에 엄마한테 술자리에서 이야기를 했는데 엄마는 학창시절의 그런 줄 알았다고 가볍게 생각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이야기 했는데 엄마가 그래도 지나가는거라고 계속 이야기 하셔서 더 깊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는데 그렇게까지 깊게 생각하고 있는 줄 몰랐다고 하시고, 생각해보겠다고 한동안 그런 이야기 하지 말아달라고 하셨어요. 지난 달엔 여자친구랑 여행을 갔는데 엄마가 여자친구 한번 같이 보자고 잘 챙겨주라고도 하시더라구요. 요즘엔 사이가 괜찮은 것 같아요.

 

바람: 부모모임에서 실무팀 활동을 하고 있고 어머니에게 커밍아웃한지 3년 정도 되었고 게이입니다.

 

어나더: 자기소개가 끝났으니 먼저 이야기 해보고 싶으신 분 있으신지?

 

줄리아: 우리 애가 지금 나이가 서른 둘이에요. 3년 전에 독일에 공부하러 갔는데, 머리는 명석했어요. 그랬는데 우울증도 심하고, 그래서 우리는 걔가 힘들어할 때 우울증 때문에 그런 줄 알았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우울증이 먼저 온 게 아니라 정체성 고민때문에 그런 거더라구요. 그러다 어느 날 전화가 와써 자기가 트랜스젠더라고 그러더라구요. 근데 예쁘게 생기다보니 장난치는 줄 알았어요. 기타줄이 튕겨나가듯 뇌세포가 하나씩 튕겨져 나가는 기분. 잠깐만 기다려봐해서 전화를 끊고 생각을 하는데 아들 걱정보다 남편이 그걸 굉장히 싫어해요. 채널 놀리고 혼자 화내고 그런 사람이라. 내가 이 이야기를 하면 남편이 먼저 쓰러질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차일피일 미뤘는데 얘가 너무 심각하게 죽음을 생각하고 있어서 제가 독일에 갔어요. 한번도 간 적이 없었는데. 갔는데 차마 그런 이야기를 못하겠더라구요. 뭐라고 이야기 해야할지 모르겠고, 걔가 쓰는 용어들은 저에겐 낯선 이야기이고. 그렇게 이야기하다 엄마, 나 이거 안되면 죽으면 그뿐이야 하는데.

기숙사에서 밥을 해먹는데 아무것도 없어요. 냄비하나 접시 하나 포크 하나. 넌 밥 해먹는데 왜 이것밖에 없니? 하면 엄마 나 죽으면 치울게 많으면 안된다고. 엄마는 뭐 아는게 없냐고. 나는 좋게 말하려고 하는게 걔한텐 전부 상처에요. 12월에 갔다가 1월 초에 왔는데 아빠한테 이야기하겠다고 왔는데, 이야기 안하면 아들이 죽을 것 같고 이야기하면 아빠가 죽을 것 같고. 3월 1일에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이 이야기를 하면 당신이 죽고 안하면 아들이 죽을거라고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반응이 생각보다 좋았어요. 가슴을 치면서 왜 지금까지 이야기를 안했냐고. 남편이 그래도, 마음이야 어떻겠어요 다들 힘든거지. 인터넷 찾아보고 여기 가보라고 해서 왔어요. 그래서 많이 풀어졌는데 아들이 더 문제에요. 애가 너무 힘들어서 탈진 상태에요. 기력이 없어서 공부도 못하겠다고. 꿈이 참 많았던 애거든요. 여기 나와서 어떻게 대화를 하는지, 젊은 친구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해서 나오게 됐습니다.

 

뽀미: 지금도 독일에 있나요?

 

줄리아: 네. 간지 3년 정도 됐어요. 거기서 공부하기가 쉽지 않으니까. 지금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어릴 적에 그때 그래서 그랬구나 하는 것들이 있어요. 중학교 3학년때부터 공부를 안하고 말이 없어지더라구요. 친구들이랑도 멀어지고. 이성을 좋아할테니 여자를 좋아하나보다, 남자를 되게 싫어해요. 그런가보다 했는데,

작년까지 결혼을 하려고 했었어요. 결혼을 생각한 애도 있었는데 하지 말라고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시킬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제일 걱정이 얘가 세상 밖으로 나와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그런게 제일 걱정이에요.

 

뽀미: 우선 본인이 본인 스스로를 잘 받아들이고 자존감이 있나요?

 

줄리아: 아닌 것 같아요. 자기 자신이 너무 혐오스럽다, 그럼 수술을 하고 싶냐고 했는데 수술 부작용이나 후유증 같은 것 때문에 적극적으로 하고 싶어하는 것 같지도 않더라구요.

 

뽀미: 한국에 돌아올 생각은?

 

줄리아: 안 오고 싶대요. 전부 다 두려운거죠. 독일에서 단체나 사람들 만나서 한두명이랑은 가깝게 지내더라구요. 마음을 트고 사람을 잘 만나고 그런 스타일이 아니라서 점점 안으로 숨어드는 것 같은.

 

에쁜천사: 외로우면 너무 힘들 것 같아요.

 

줄리아: 그래서 다들 어떻게 살고 있는지. 제 생각엔 지금 몸도 마음도 지쳐 있는 상태라 그것부터 회복을 했으면 좋겠는데 점점 더 나락으로 빠지고 있는 것 같은.

 

어나더: 줄리아님은 자녀분을 어느 정도 포용하고 있으신지 궁금해요.

 

줄리아: 지금도 왔다갔다해요. 옛날처럼 아들로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건데, 걔를 생각하면 어떻게 수술을 시켜서 행복하게 살게 해줄지. 원하는대로 살게 해주자. 아빠랑 둘이서는 그렇게 살게 해주자고 얘기를 했어요. 아들한테 메일 보내서 이해를 다 하는건 아니지만 이해하려고 노력은 한다. 이런 모임이라도 나오고 마음을 열면 걔가 건강에 훨씬 좋을 것 같은데 혼자서 다 껴안고 나만 왜 이러나, 하는 게 큰것 같아요.

 

라라: 트랜스젠더들이 자기 자존감이 많이 낮은 편이에요. 거기에 겹쳐서 부모님의 반대까지 더해지면 최악이죠. 너무 힘들어지죠. 부모님이 지지를 해주면 좀 낫죠. 저희 아이는 말끝마다 아, 난 태어나지 말았어야 해. 그런 말을 달고 살아요. 트랜스젠더로서 생활을 잘 하고 있는 롤모델이 더 많았으면 좋겠어요. 대부분 특히 MTF의 경우에 안좋은 이미지로 인식되는데 본인들도 그런 이미지로 보고 있어요. 그런게 안타까워요. 전폭적으로 지지를 해주셔야.

 

어나더: 낫쏘님과 희은님이 새로 오셔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낫쏘: 게이이고 어머니에게 커밍아웃한 이후에 다툼이 있어서 부모모임에 나오게 됐습니다.

 

희은: 서른 한 살 장희은이고, 한번도 남자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 MTF입니다.

 

어나더: 줄리아님 이야기를 듣다보니 희은씨가 자기 긍정을 어떻게 하게 되셨는지 궁금해져요.





 

어나더: 예쁜 천사님은 지금은 어떤 상황이신지.

 

예쁜 천사: 부모님들은 다 똑같은 마음인 것 같아요. 너무 오랫동안 봐 왔던 모습을 일년만에 아 그렇구나, 그럼 바꿔보자, 하는게 안되는 거예요. 아빠 엄마가 나를 이상하게 본다는 생각을 안하게 노력하고 있어요. 아이가 대학에 잘 다녔는데, 인터넷으로 어떤 모임을 찾았나봐요. 거기 가 봤더니 마음이 편했던가봐요.

어느날 전화가 와서 엄마한테 할 이야기가 있다고 하는데 여자친구를 소개해주는 줄 알았어요. 굉장히 기뻤는데 나중에 이야기하겠다고 끊더라구요. 여자친구를 소개해주나보다 계속 생각 했는데 시험을 치고 추석에 왔는데 가방에 너무 불룩불룩해서 정리를 해주려고 했는데 화장품, 브래지어, 팬티가 한보따리가 있어서 너무 놀라서 쓰레기통에 다 갖다 버렸어요. 제가 진짜 잘못한게 걔 동생이 엄마, 큰오빠 이상해, 그날 너무 화가 나서 변태니? 왜 화장을 하니? 했는데 애가 얼음처럼 변하는 걸 느꼈어요. 아이는 너무 힘들었겠죠. 아빠가 아르바이트하면 하루에 10만원 줄게 해서 열번 정도 와서 150만원 ㅈ어도 받아서 사라졌죠.그땐 다 내려놓고 하고 싶은대로 다 해주려고 했는데 순간순간 잡고 싶은게 있어서 아이한테 상처를 줄 때가 있어요. 머리를 너무 에쁘게 길렀는데 면접 때문에 남자처럼 머리를 잘라놓으니까. 너무 멋있어서 여자애들이 너한테 반하겠다, 해는데 그것조차도 얘는 힘든 거예요. 순간순간 애가 너무 듬직하고 남자같아서 여자가 되고 싶어한다는걸 잊어먹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제가 넌 커트머리가 어울려, 하면 그것도 아이에게 힘든. 아빠도 그런걸 잊을 수 있을 때 얼굴이 활짝 펴져요. 우리는 그렇게 의도한 건 아닌데 엄마 아빠는 아직도 나를 남자로 생각하고 있다고 화를 내면서 몇시간을 울면서 이야기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그런 지푸라기라도 잡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아무리 그래도 1년만에 엄마 아빠가 그렇게 변하라고 하면 너무 잔인한거 아니니? 했는데 애도 이해는 한다는데 영원히 부모가 자기를 안받아줄까봐 걱정이라는 거예요. 근데 저는 아니거든요. 여자 약사 멋있잖아요.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최근엔 둘째 아들이랑 막내 딸한테도 이야기 하고 오빠한테 그렇게 이야기 하지 말라고 했는데, 딸은 더럽다고 하더라구요. 오빠 사진을 창피하다면서 지우고 그래서 제가 딸 애를 때렸어요. 저도 모르게. 그래서 걔도 놀라고 저도 놀라고. 남동생은 별 말이 없고.

지금 4년 졸업을 하고 국시를 쳐야하는데,

 

뽀미: 지금 약대 2학년인가요?

 

예쁜 천사: 네. 3,4,5학년 끝나면 졸업이에요. 수도권에서 다녀요.

 

어나더: 전에 변태냐? 라고 하셨다고 하셨는데 그 후로 사과를 하신다거나 이야기를 나눠 본 적이 있으신지.

 

예쁜 천사: 저는 사과를 했고, 되게 많이 앉고 잤어요. 13층인데 밖에 자전거가 있는데 밤에 잠을 못자면 자전거 위에 앉아서 멍하니 앉아 있어서 제가 그 자전거를 치워버리고 밤에 못자면 함께 커피숍.

아빠랑은 술을 잘 마시는데, 시험은 너무 잘쳤는데 면접 때문에 좋은 학교에 못갈까봐.

술을 먹으며 취한 상태에서 설득을 해서 머리를 자른다는 대답을 받았어요.

가발을 가지고 왔는데, 그건 너무 이상해서 몇 시간을 설득을 했어요. 공무원 면접 머리로 잘라주세요 했는데 닭똥같은 눈물을 흘렸대요. 머리 자르는 사진을 보내줬는데 울고 있어서 가슴이 찢어더라구요.

면접이 3일 전인데 가방에 짐이 너무 많았어요. 이상해서 현관에서 애 두 다리를 잡고 누웠어요. 마지막에 아이를 계단이랑 같이 앉고 팔이 떨어져나가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안았어요. 지도 울고 나도 울고. 그러고나서 1주일동안 방에서 안나오더라구요.

나도 아이도 서로를 용서못하는거예요. 얘가 지금 집을 나가면 영원히 못볼 것 같아서. 새벽에 깨워서 산에 가자고 해서 다 데리고 무주에서 영하 20도의 산을 올라가면서 말 한마디를 안했어요. 한참을 가다가 손을 잡았더니 말을 나오더라구요. 거기서 라면도 끓여먹고 산을 내려오면서 걔도 무거웠던 짐을 내려놓았던 것 같아요. 집에 내려오니 밝아졌어요. 면접을 보러 갔고, 저는 절에 가서 천배를 하고 왔어요. 아이가 그 모습이 너무 멋져서 같이 가족사진을 찍자고 하고 싶은데 아이가 상처받을까봐 못했어요.

대학에 모임이 있나봐요.

내가 우리 아이를 당당하게 바라봐주고 멋진 모습으로 변하더라도 인정해주고 같이 데리고 다니고 그러고 싶은데 한편으로는 가슴 속에서 싸움을 하는 거예요. 시간이 지나면 되지 않을지.

저는 너무 고통인데 아이는 당장 100프로 믿어달라고 하는 느낌이에요.

 

지인: 여자 옷차림은 하고 다녀요?

 

예쁜 천사: 그러지는 않고, 애를 서울에서 데려 왔을 때는 가디건이나 바바리나 여성복 사주고. 그건 그리 완전 여자 옷은 아니니까.

 

지인: 호르몬은

 

예쁜 천사: 호르몬은 몰래 했어요.

8월에 시험인데 6월에 전화가 와서 엄마밥 너무 먹고 싶다고. 욕심에 두달만 더 공부하면 되는데. 아이를 데리러가서 집에서 두달동안 공부를 해서 다행히 시험을 잘 봤는데.

수술을 백프로 해달라고는 안하는데 본인은 하고 싶어하는. 아빠랑은 이야기를 해봤는데 그렇게하면 명이 짧아지는거 아니냐고.

 

뽀미: 희은씨는 지금 서른 한 살이죠? 제일 힘들었던 건 뭐였어요?

 

희은: 부모님에게 말씀드리는 거죠. 19개월 정도 전에요.

 

라라: 희은씨가 처음 자기 정체성을 알게 된건 언제에요?

 

희은: 어렸을 때 부터 알았어요.

 

라라: 뚜력하게 트랜스젠더라고 알게 된건?

 

희은: 어렸을 때 부터.

사람들이 트랜스젠더를 어떻게 생각하냐면, 남자도 여성적인 성격일 수 있고 여성도 남성적인 성격일 수 있는데 왜 넌 굳이 성전환을 하려고 하느냐, 그렇게 생각하더라구요.

 

라라: 동성애자가 병이 아니잖아요. 정신병도 아니고. 그런 지향을 가지고 태어난거죠. 트랜스젠더도 마찬가지예요. 그걸 인위적으로 바꿔줄 수 있는게 아니에요. 사회의 인습이나 환경에 의해서 남자로 여겨진 것 뿐이지 남자가 아니라는 거죠. 그걸 받아들이기 힘들겠지만 부모님들이 가장 먼저 이해를 해주셔야 하고 의료적인 절차를 받겠다고 선택을 하고 진행을 하고 있으면 돈이 굉장히 많이 들어가요. 그 부분에서도 부모님의 지원이 많이 들어가야하고. 수술비를 벌기 위해 힘들어하는 트랜스젠더가 굉장히 많아요.

 

어나더: 예지님은 지금은 편안한 상태세요?

 

예지: 친구들 만나면서 편해짐. 부모님에게 커밍아웃 후 힘들었어요. 아버님은 완강히 거부. 어머니도 펀주교집안이다보니 힘들었던. 저도 20대 초반 넘어가면서 아, 난 이미 늦었어. 그냥 살아야하나, 포기를 해야하나 했는데, 어느날 엄마가 미친놈, 이러면서 화를 내다가 저를 끌어안고 울더라구요. 언론에 그렇게 나오는게 힘든거에요. 너가 여자가 되면 할게 술집밖에 더 있겠냐. 엄마는 너가 힘들게 사는게 싫다. 그냥 이대로 사는게 어떻겠냐 하시는데 엄마의 속마음이 걱정이었다는걸 알게 되어서 아믐이 좋 편해졌고. 그런데 솔직히 이대로 살고 싶지가 않아요. 집 나와서 사는 애들이 굉장히 많아요. 부모님이 받아들여준 친구들 보면서 부러운게 많았거든요. 예쁜천사님 말씀하셨을 때도, 그냥 다 받아들여준게 아니라 속으로는 많이 힘들어하고 계시다는걸 알게 됐어요.

 

지인: 부모들은 정체성 때문에 힘든게 아니라 그것때문에 힘들게 살까봐 걱정하는거에요.

 

예쁜천사: 힘들게 살까봐 그러는거죠. 그냥 다 받아들여주는 가족들끼리만 산다면 수술하라고 해주고 싶죠. 근데 우리끼리만 사는게 아니니까.

 

낫쏘: 저도 부모님들의 입장은 이해하는데, 그렇게 살기로 결정한건 자식 몫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부모님에게 바라는건 그런 힘든 과정을 반대해달라는게 아니라 그런 힘든 일들을 겪고 왔을 때 뒤에 있어주시기만 하면 되거든요. 그래서 너무 걱정하시고 부담 갖지 않으셨우면 좋겠어요.

 

샤넬: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사람들이 저를 욕하는것까진 괜찮은데 부모님을 욕할까봐 걱정이 돼요.

 

하늘: 참 착해.

 

샤넬: 저도 아버지가 빨리 돌아가시고 어머니랑 여동생이랑 셋이서 살고 있는데. IMF 터지고 힘들었는데 초등학교 6학년때 저의 정체성을 알았는데, 그떄는 이게 어떤 감정일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엄마에게 말해도 될까 고민을 계속 하다가 말을 못하니까 우울증이 생겼어요. 얘기할 사람도 없고, 친구들에게 말하기에도 놀리지 않을까. 그런 마음을 갖고 고등학교에 오게 되니까 더 힘들어지는거예요. 뉴스 보면 항상 그런 이야기 나오면 동성애, 마약, 음란, 그런 거만 계속 비춰지니까 나라가 망하려고 하나보다, 이야기하시는데 그렇게 해도 나도 저런 사람들과 같은 사람일까 고민을 했었거든요. 그러다가 최근에 고3때 너무 힘들어서 상담센터에 다녔는데 상담사분한테 커밍아웃하고 다 이야기 했는데 다행히 상담사 분이 지지해주시고 이야기 하고, 상담을 받았는데 .

하루는 가방에 있는 성소수자 관련 팜플렛을 들켰어요. 근데 제가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고 있어서 그걸로 둘러댔는데, 다음날 집에 돌아오니 엄마가 집 밖에 엘리베이터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울면서 너 그거 아니지? 하시더라구요. 그때는 아니라고 했는데 지금은 그때 이야기를 할걸 하는 후회가 돼요. 어머니도 우울증이 있으셨기 때문에 말을 하면 힘들어하시지 않을까. 어렸을 때 저르 버리려고 하셨대요. 그러다 도저히 못 버리겠다고 해서 같이 살게 됐어요.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자.

 

뽀미: 그럼 아직 부모님에게 말을 못하고 있는 거죠?

 

샤넬: 공익 끝나고 할까 생각 하고 있어요.

 

뽀미: 상처 안 받고 받아들일 수 있는 타이밍을 찾는 거죠.

 

샤넬: 공익 끝나고 하려고 해요.



 

(휴식시간)


 

어나더: 따뜻한 파랑님이 부모모임 이후에 커밍아웃을 하셨다고. 더 자세히 이야기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따뜻한 파랑: 여기 다녀와서, 제가 대학을 1년 늦게 가서 엄마랑 보낼 시간이 많았거든요. 엄마랑 술자리에서 엄마 난 여자가 더 좋아 했더니 엄마도 여자가 더 좋아. 남편보다 여자가 더 좋아. 친구가 아니라 성적으로도 좋아요. 했는데 그게 어떤 의미냐고 해서 홍석천 같은 거라고 했고 모임도 갔었다고 하니까, 엄마가 엄마나 너는 정상이고 홍석천은 비정상이니까 그런 곳에 너를 갖다 붙이지 말라고 하시더라구요. 네시간 이야기 했는데 뱃속, 가르친거, 일을 할때 잘 못돌봐서 그런지, 마음의 병, 상담, 정신병원 가자고. 엄마가 뭘 잘못한건지 물어보길래 엄마는 잘못 없고 난 원래 이렇다고. 더 열심히 잘 살게요 했는데 너무 정신이 없다고 이런 이야기 하지 말라고, 언젠간 해야 해서 했다고 했는데 알겠다고 조용히 하라고. 한달동안 이야기를 못한.

가이드북 뽑아서 드렸어요. 블로그도 찾아보셨더라구요. 노골적으로 여자친구랑 찍은 사진을 보내드렸는데 노골적으로 찍었다고. 변태같은 것들. 이쁘네? 당연히 이쁘지. 여행가서 이상한 것도 했니? 왜 그런걸 물어보세요? 여행 갔다고 돈도 주시고. 엄마가 너 걔랑 어떻게 지내는지 지켜볼거라고 잘 살라고 하시더라구요. 지금은 되게 좋아요.

 

뽀미: 다른 가족은 아세요?

 

따뜻한 파랑; 엄마밖에 모르세요. 엄마가 지금도 밥에 반찬을 올려주시는데 너 여자끼리 살면 나중에 사회에서 욕 먹는거 아니냐고 하시더라구요. 저는 엄마가 더 걱정이라고. 저는 잘 살거라고. 공부도 더 열심히 하고 있고 장학금도 받으려고.

 

권민: 효녀네요.

 

뽀미: 여자친구 부모님은 아세요?

 

따뜻한 파랑: 저를 되게 싫어하세요. 니네 사귀니? 저 만나지 말라고 하셨대요.

 

어나더: 지금은 마음이 많이 편안해지신 것 같아요.

 

따뜻한 파랑: 저는 좋죠. 엄마가 공부를 엄청 많이 하셨어요. 처음엔 게이라는 용어도 모르시더니 지금은 트랜스젠더 쪽도 다 아시고.

 

어나더: 오렌지님은 어떻게 오게 되셨는지.

 

오렌지: 제가 중학교때 제가 여자를 좋아한다는 소문이 나고 학교 폭력 등 사건이 있어서 담임 선생님이 저를 부모님에게 아웃팅 해서 알게 되셨는데, 그 후 계속 사이가 안 좋아서 고등학교때 집을 나왔어요. 화해를 하고 다시 들어가서 살았는데 지금은 임신을 해서 다시 또 쫓겨나서 따로 살고 있거든요. 그러다가 지금은 다시는 안 볼것처럼 하다가 제가 정신과에 입원을 해서 어쩔 수 없이 부모님이 오셔야 하는 상황이 생겨서 보고, 앞으로도 몇 번 봐야될 수도 있는데 엄마나 아빠랑 관계를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고민이 많아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어요.

 

어나더: 관계를 회복시키고 싶으신 마음이 크신 거예요?

 

오렌지: 그건 잘 모르겠어요. 그동안 쌓인게 너무 많아서 회복이 될지 모르겠고, 그냥 지금처럼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고.

 

뽀미: 혹시 정신과는 왜 가게 됐는지 물어봐도 돼요?

 

오렌지: 저는 우울증인 줄 알았는데, 중학교때 제가 아웃팅을 당했을 때 여자 좋아하는게 부모님이 정신병인 줄 알고 정신과에 데려갔었어요. 우울증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제대로 검사해 보니까 다른 게 있어서 그거 때문에 입원을 하게 됐어요.

 

어나더: 가장 큰 갈등은 뭐였어요?

 

오렌지: 남자도 좋고 여자도 좋으면 그냥 남자랑 살면 되지 왜 너 스스로 불편한 길을 가려고 하냐고. 부모님이 엄청 싫어하시거든요. 홍석천이 나와도 채널 바로 돌리고. 재수없다고. 엄청 싫어하시고.

 

어나더: 여기 있는 부모님들에게 궁금한게 있으세요?

 

오렌지: 원래는 오기 전에는 물어보고 싶은게 많았는데 지금은 생각이 하나도 안 나요.

 

어나더: 저 같은 경우에도 부모님과 갈등이 컸었는데 독립을 하고 나니까 저도 부모님께 생각할 시간을 많이 드리고, 저도 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서로 붙어있지 않으니까 예민한 부분을 건드리지 않게 되고 서로 오히려 안부를 잘 묻게 되고. 오렌지님은 어떠신지.

 

오렌지: 일차적인 감정은 되게 편하다는 거. 요즘 되게 특히 이상한게 제가 임신을 해서 그런지 부모님 생각이나 심정이 궁금하더라구요. 궁금하기도 하고 한번쯤 이해해보고 싶기도 하고.

 

어나더: 그럼 먼저 손을 내밀 생각이 있으신지.

 

오렌지: 모르겠어요. 만나면 서로 이야기를 잘 안하게 돼요.

 

뽀미: 지금 임신 상태는 어때요? 유지하고 있는 거예요?

 

오렌지: 네. 7월 30일이 예정일이에요.

 

뽀미: 육아문제를 고민해야겠네요.

 

오렌지: 입양은 고민하고 있지 않아서 양육하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러려면 생부에게 양육비 청구를 해야하는데 제가 미성년이라 양육비 소송을 하려면 부모님이 소송을 하셔야 하는 상황이에요.

 

어나더: 그럼 앞으로 어떤 돌파구를 찾고 싶으세요?

 

오렌지: 제가 미혼모 시설에 있을 때 까지는 몇번은 부모님과 마주칠 상황이 있을 것 같은데, 그때만 보고 영영 보지 말아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하는지. 저는 부모님 생각을 잘 모르니까.

 

어나더: 직접 여쭤보신 적은 있으세요?

 

오렌지: 아니요.

 

어나더: 만약에 다음번에 마주치게 될 때는 좀 이야기를 해볼 생각이세요?

 

오렌지: 그럴 용기는 없어요.

 

어나더: 그럼 은송님의 이야기를 좀 들어볼까요.

 

은송: 13년 전에 레즈비언임을 자각했는데, 한달 쯤 전에 애인과 헤어지고 나서 동성애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서 찾다가 한국레즈비언상담소에서 하는 노크 프로젝트라는 곳이랑 부모모임에 관심이 생겼어요.

 

어나더: 부모님은 모르고 계시는 상태시구요?

 

은송: 네. 언젠간 이야기해야겠죠. 저는 회사에서 커밍아웃을 했었는데요, 그 분이 했던 말이 되게 감동적이었어요. 아, 그럼 너는 특별한 사람이구나, 매력적이다, 그렇게 이야기해주시더라구요. 부모님도 그렇게 이야기해주시면 좋겠어요.

 

뽀미: 애인과 헤어진 뒤에 정체성에 고민이 생겼다는건 어떤 고민이에요?

 

은송: 헤어지게 된게 관계에 섹스리스가 있어서 헤어지게 됐는데 그 친구는 쉽게 말씀드리자면 일반. 그래서 더 어렵고 결국에는 이렇게 그냥 서로 이성을 만나게 되는게 맞는 건가. 심리 상담도 받는데 그러면서도 혼란도 생겼고.

 

지인: 레즈비언 모임엔?

 

은송: 여기가 처음

 

지인: 왜냐면 저도 저희 아이가 일반 좋아하지 말고 게이 커뮤니티에 나가서 상처 받지 말고 연애 잘했으면 좋겠거든요.

 

어나더: 레즈비언 모임에 아직 안 가신 이유는

 

은송: 나이대가 높더라구요. 제가 낯을 많이 가리기도 하고.

 

어나더: 그걸 좀 깨고 계신 과정인거죠?

 

은송: 네.

 

어나더: 봄준님은 퀘스쳐너리라고 하셨는데,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으신지.

 

봄준: 저는 그런 고민이 되게 늦게 오고,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고 나서 고민하게 되어서 그리 크게 갈등이있진 않았거든요. 그래서 그 부분이 크게 힘들진 않아요.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 딱히 드릴 말씀은 없는데.

원래는 은둔 이성애자라고 생각을 하다가, 행성인엔 제가 이성애자라고 생각하고 삼년 전에 가입을 했어요. 그러다가 제가 좋아했던 사람들 중에 남자도 있고 그래서 음 내가 양성애자인가 하고 고민하다가 그때그때 느낌들이 달라져서, 지금도 제가 같이 살고 있는 친구들이 다 퀴어인데, 얘기를 하다가 정리가 안된다, 그냥 살겠다. 다른 힘든 일들이 더 많으니까.

 

어나더: 부모모임에 오시게 된 동기는

 

봄준: 저는 다른 문제로 부모님과 오랫동안 싸워와서 지금은 부모님이 제가 뭘 하고 사는지 크게 상관하지 않아하세요. 어떻게 하다보니까 지금 살고 있는 친구들이 다 퀴어. 이 친구들이 다 힘들어하고. 근데 제가 뭘 이야기해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까 여기 와서 이야기 들어보면 친구들에게 이야기 해줄 수 있는 부분이 생길 수 있을 것 같아서.

다른

 

모리: 무슨 갈등인지 말해주실 수 있으신지

 

봄준: 저희 집에서 금기시되는 삶의 방식이나 감정이 있었어요. 어머니

 

(컷)

 

민: 학교에 묶여 있었어요. 어제 엠티를 다녀와서 소리지르느라 목이 다 쉬었어요.

 

어나더: 방송으로 커밍아웃을 하셨는데, 학교에선 어떤지.

 

민: 맞아요. 그래서 친구들에게도 먼저 이야기하고, 아이들의 반응을 즐기는 타입이라 저를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들은 제 곁에 안 오겠죠. 저도 그런 사람들 필요 없고.

 

어나더: 제가 아는 사람도 공개적으로 커밍아웃을 했는데 학교 사람들이 먼저 연락이 와서 알고 지내게 되고 그런다고 하더라구요. 그런 적은 없으신지.

 

민: 그런 연락들이 몇 번 왔는데 대학 와서는 없었던 것 같아요.

 

뽀미: 부모님에게 커밍아웃을 했을 때 부모님의 반응을 좀 이야기해주실 수 있으신지

 

민: 친구들이나 선생님들에게 다 커밍아웃을 하고 전교에 소문이 다 퍼지고 소문이 나돌 때 그 정도까지는 괜찮았는데 가족들은 어렵더라구요. 사촌동생에게 제일 먼저 이야기 했는데 자기 친구들 중에도 그런 애가 있다고. 그 애를 소개받으면서 커뮤니티에 나가게 되고. 그 커뮤니티에서 만난 사람들 중에 부모님과 터 놓고 지내는 사람들이 있어서 부럽더라구요. 그게 고2정도 였는데. 어쩌다 보니 아빠랑 그런 이야기가 나왔었어요. 아버지가 자기 자신이 이해심이 굉장히 깊은 척 하시면서 중2때 저한테 난 내자신이 호모라도 이해할 수 있어, 하셨던 기억이 나더라구요. 그래서 이야기를 했는데 아버지가 왜 더 일찍 이야기를 안했냐고. 사실 저도 그 동안 힘들었거든요. 부모님이 내 삶의 기둥인데. 그게 무너지면 안될 것 같으니까.

 

뽀미: 어떻게 말했어요?

 

민: 아빠, 내가 요즘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게 있는데 말해도 될지 모르겠다, 했는데 아빠가 마음의 준비가 되면 해라, 하셔서 그 말이 안심이 돼서 바로 말했어요. 양성애자라고 했더니. 그래. 하시더라구요. 제가 양성애자라는 것보단 양성애자로 살아가면서 힘들까봐 고민을 좀 하긴 하셨대요.

 

뽀미: 어머니는 어떠세요?

 

민: 어미니랑은 친구처럼 지내요. 어머니가 병원에서 투병중이신데, 이런 이야기를 진지하게 했을 때 어머니가 못받아들인다면 몸도 아프신데 마음의 짐도 되지 않을까 고민을 했는데. 근데 제 핸드폰 배경이 남자친구여서 엄마가 알게 되셨는데, 엄마가 고등학교 때 여자를 사겨본 적이 있으시더라구요. 엄마는 지금은 청소년이니까 좀 더 넓고 길게 고민해보라고 하시더라구요. 저는 엄마가 지금 시대에 태어나셨더라면 자신을 양성애자라고 생각하셨을 것 같아요.

 

뽀미: 양성애자라고 하셨는데 여자친구를 사겨본 적은 있으신지?

 

민: 네. 여자친구는 8명 정도. 남자친구는 11명 정도. 그렇다고 사람을 쉽게 만나는건 아닌데… 결단이 빠르다고 해야하나.

 

현지: 부산모임 때 왔었고 오늘 두번째 온건데, 낯익은 얼굴이 많아서 좋네요. 다음에도 부산에 오셨으면 좋겠어요.

 

뽀미: 본인의 커밍아웃 계획이 있나요?

 

현지: 제가 마지막 학기이고 집에 경제적인 문제도 있고 해서 독립한 후에 하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어나더: 그럼 돌아가면서 소감을 말해주시면.

 

봄준: 이게 제 경험이 아니어서 말을 하기가 힘들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가 서로를 걱정해서 오는 갈등, 서로가 사랑하기 때문에 상처입히는 게 아프기도 하고 한발짝씩 다가가려는 노력이 보여서 좋았습니다.

 

낫쏘: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 전에는 제가 말을 많이 하는 입장이었고 듣는데는 집중을 잘 못했는데 많이 듣다보니 저와 제 부모님의 감정을 생각하다가 다른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저런 감정도 있겠구나, 고민의 폭이 넓어진 것 같아서 좋았어요.

 

오렌지: 퀴어친구들 이야기를 듣는건 제 친구들 이야기라 들을 기회가 많은데 부모님들 이야기는 들을 기회가 적잖아요. 그럴 기회가 있어서 좋았어요.

 

샤넬: 여기에만 오면 관절염이나 그런 저의 병이 쌋 낫는 것 같아요. 이야기를 안 하면 병이 생기는데 잘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민: 목이 안좋아서 많이 이야기를 못해서 아쉽고, 좋은 이야기 많이 듣고 유익하고 감동적이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은송: 멋진 부모님들이 많은 것 같아요. 저희 부모님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네요.

 

희은: 여기 오면 마음이 편해져요. 그래서 좋아요.

 

따뜻한 파랑: 부모님에게 커밍아웃을 하게 된게, 원래 하려는 마음이 없었는데 부모모임에 와서 부모님들이 이정도로 자식들을 사랑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우리 엄마도 날 많이 사랑하시니까 자신감이 생겨서 이야기하게 된 거거든요. 엄마도 부모모임에 한번 나와보고 싶어하시더라구요. 최근에 행성인에도 가입했는데 활동도 많이 하고 싶고.

 

고미: 저는 여기 와서 뭔가 해야한다는 목적 자체가 없어요. 저는 커밍아웃을 하지 않아서 할 이야기도 없고, 물론 당사자만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없지만 이야기를 듣는 것 만으로 좋았습니다. 제가 집 밖으로 나오는 성격이 아니라 여기 오는것 자체가 좋았어요.

 

예지: 저는 여기 올 때 그 전에도 같은 트랜스젠더나 젠더퀴어 친구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하면서 서로 공통점 차이점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데 보통 제 또래예요. 대부분 20대이고. 이야기를 나누는 가장 나이 많은 MTF언니가 30대 중반인 정도라. 그러다보니 부모님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가 보이지가 않는 거예요. 오늘 오면서 여기 나와서 자녀들을 받아준 부모님을 보면 어떻게 해서 자녀를 받아들이게 됐는지 과정을 듣고 싶어서 나왔는데 솔직히 그때는 부모님이 수술 허락해줬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땐 그냥 개방적인 부모님인 줄로만 생각했는데 부모님 나름대로는 이렇게 힘든 과정을 겪는 거라는 생각을 해서 놀랐고. 어쨌든 헤쳐나가야 할 일이긴 한데 우리 부모님만 유별나게 반대를 하시는건 아니고 모두가 겪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서 답답함이 줄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