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부모모임 26차 정기모임 대화록
2016-08-12 오후 18:30:51

성소수자 부모모임 스물여섯 번째 정기모임 대화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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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16년 5월 14일 토요일 4시

 

장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참석:

- 지인: 게이 아들을 둔 어머니

- 하늘: 게이 아들을 둔 어머니

- 라라: 트랜스젠더 딸을 둔 어머니

- 영필: 트랜스젠더 딸을 둔 아버지

- 뽀미: 레즈비언 딸을 둔 어머니

- 호수: 레즈비언 딸을 둔 어머니

- 바다: 게이 아들을 둔 어머니

- 샤넬: 게이(가족이 전혀 모름)

- 모리: 게이(가족이 다 알고 있음)

- 바람: 게이(부모님과 형이 알고 있음)

- 어나더: 게이(부모님이 알고 있음)

- 스톤: 게이(누나만 알고 있음)

- 오소리: 바이(누나만 알고 있음)

- 곱단: 게이

- 승우: 게이

- 두호: 게이

- 재경: 레즈비언

- 병권: 게이

- 앤드: 레즈비언

- 옥상별빛: 레즈비언

- 알라: 레즈비언

- 오아리: 레즈비언


 

사회: 어나더

속기: 모리, 스톤

 


 

어나더: 안녕하세요 저는 어나더미고요. 나이는 스물 둘이고, 현재 대학생이고 성소수자 부모모임에서 활동 한지 일 년 좀 넘었습니다. 오늘 많은 이야기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오소리: 저는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에서 상근 활동하고 있고요 부모모임에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양성애자고 누나한테만 커밍아웃 했습니다.

 

알라: 전 부산에서 왔구요. 네. 부산에서 왔습니다. (웃음) 처음 왔습니다.

 

어나더: 가족한테 커밍아웃은 하셨나요?

 

알라: 가족한테 커밍아웃은 아직 안했습니다.


 

옥상별빛: 같이 부산에서 왔구요. 저는 옥상별빛이라고 합니다. 저는 커밍아웃을 해본 적은 한 번도 없고, 아 근데 알고는 있어요. 셋째 언니가 알고 있어요

 

앤드: 저도 부산에서 왔구요. (옆에) 이 친구하고 저하고 레즈비언 생애 기록 연구소 부산팀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제주도에서 이런 모임이 있다고 해서 겸사겸사 왔구요. 저는 앤드라고 합니다.

 

오아리: 저는 커밍아웃을 한 적은 없고,  동생이 어떻게 알아서 가족한테 일렀는데

가족들이 다들 그럴 줄 알았다고 그래서. 그 이후로 제가 아니라고 해서 다들 그런가 보다 하는데 (가족들이 그 말을 믿는지) 알 수는 없어요 얘기는 안하니까.

 

앤드: 저는 올해 최근에 친언니한테 커밍아웃했고 부모님한테는 아직 할 생각이 없어요

 

어나더: 레즈비언 생애기록 연구소를 간단하게 소개해주세요.

 

앤드: 레즈비언 생애기록 연구 모임이 서울에 있고요. 거기에 더 활발하게 회원 수가 더 있고,

부산에는 저랑 별빛님이랑 한 분 더 활동하고 있는데, 레즈비언의 연령별 지역별에 따라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만나서 인터뷰를 해서 아카이빙을 하는. (자료를) 모으는 그런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어나더: 그렇게 자료를  모으고 나면 뭘 하실 건가요?

 

앤드: 좀 양이 많아지면 지역별 세대별로 각각 어떤 삶을 살았나 그런 것을 보는데 도움이 될 거 같고요. 페이퍼 같은, 서면으로 내거나 그런 부분에선 아직 잘은 모르겠어요. 웹사이트 다음 블로그에서 기록물을 보실 수 있어요.

 

샤넬: 성소수자 인권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스물다섯살 창현이라고 합니다. 저희 어머니가 아는 거 같기도 한데 아닌거 같기도 하고 애매모호한 선을 달리고 계시거든요. 네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호수: 저는 레즈비언 딸을 두었어요. (안지) 한 일 년정도 되었는데 알고 나서 바로 퀴어축제가 있어서  바로 참석을 했고요.  우리 딸을 위해서 저는 (부모모임에) 참석을 합니다.

 

하늘: 저는 동성애자 아들을 둔 엄마 하늘이구요. 알게 된건 한 팔년 정도 되었어요.

그리고 부모모임에 이제 어머님들과 같이 활동하고 있고요.그리고 매달 만나면서 늘 기쁘고 점점 더 삶의 목표가 더 뚜렷해지고 그래서 여러분들을 만나는 것이 참 좋습니다. 반가워요

 

뽀미 : 저는 뽀미라고 하고요, 스물 다섯된 레즈비언 딸을 둔 엄마입니다. 커밍아웃 한 건 이젠 햇수론 팔년차 되는거 같구요. 열일곱살때 처음커밍아웃 한 걸로 생각하심 되고, 저희 가족은 아빠 여동생  다 커밍아웃을 받아들이고 열렬히 지지해주고 있는 가족 들입니다.

 

영필: 안녕하세요 부모(父母)모임의 부(父). 박영필이구요. 유일하네요. (혼자 아버지) 인천에 살고 있습니다. 아들을 두고 있었는데 여자 같은 그런 아들이라서. (부모모임에) 두 번째 참여했는데 와서 많은 걸 배웠고, 이해하려고 아들을 응원하려고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바다:  저는 제주도에 살구요. 이모가 먼저 알게됐고. 그 영화 테이프를 보고 그때 알게 됐는데

엄마에게 빨리 말해주지 않았다는 배신감이 좀 들었어요 . 뭐 행복할 권리는 (당연히) 다 있는 거고. / 엄마한텐 말해주는 게 좋은 거 같아요. (아들이) 암시를 많이 했지만 내가 어리석어서 눈치를 못 채고 나중에 알게 되니까.  

지금은 뭐 잘 지내니까. 아빠는 지금 뭐 알긴 알아도 이런 모임 나오는 건 좀 꺼림 직하게 생각하고 아직도 (성 지향성을) 정신적 문제로 생각하니까 . 빨리 이해를 해서 좋아졌음 좋겠는데.

아들이 이사를갔어요. 그래 가지고 거기 갔다왔는데 너무 행복하고 좋아하니까. (여러분들) 제주도 내려와서 보니까 좋네요. 전 자주 올라가지도 못하고 배운 게 짧아서 자꾸 피하게 되는데.

 

라라: 저는 mtf(male to female) 트렌스젠더 아이를 둔 라라입니다. 제가 우리 아이가 이제 성소수자라는 것을 안 건 2013년도 8월이였고. 이제 부모모임에 참석하게 된건 십사년도 팔월이었어요. 처음에는 트렌스젠더는 수술해서 자기가 여자 되기를 원하니까 수술해주고 여자로 바뀐 걸 잘 적응을 해서 살면 되겠다 마음을 먹었어요. 그런데 어 지금 상황은 아이가 명확하게 무엇을 원하는 지를 (단순 수술이 아니라) 잘 관찰하고 탐구하는 기간 중에 있어요. 아직 트랜지션 과정을 거치지도 않고 아직은 수술을 하지 않고 있는데 호르몬도 육 개월 맞다가 중단한 상황이고.  그런데 그 아이와 같이 있으면 남들이 보는 시선 폭력이라고 하잖아요. 그런 게 옆에서 함께  느껴지니까. 어떤 것이 이 아이가 사는데 행복한 결정인지, 관찰하고 노력하는 중에 있어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지인: 저는 스무살 게이 아들을 둔 엄마구요. 지금 부모모임에 온지는 2년 정도 됐구요. 아이가 게이인 걸 안 건 3년 정도 됐어요 2012년쯤 알았어요. 알게 되었을 땐 보통 엄마들처럼 충격 받고 괴로워 하다가 같은 처지에 있는 부모님들 만나고 싶다 연락해서 오게 되었는데, 와게 돼선 얼마나 잘 모르고 있었는지 알게 됐고, 이제  아이한테 “너한테 바뀌라 안하겠다. 이제 사회를 바꾸겠다” 라고 했어요. 이제 양쪽 집이나 할아버지한테 얘기했고. 이젠 아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왔습니다.

 

모리: 저는 김수환이고, 남성 동성애자이고, 한 오년 전 쯤에 저희 누나가 엄마아빠한테 다 얘기를 해가지고 온 가족이 다 알게되고 싸우고 얘기 안하고 한 삼년 그렇게 연락 끊고 지내고 그런 적도 있었고 그랬던 거 같아요. 그랬는데 이제 저희 아버지, 엄마는 저번에 부모모임 오셨었고 지지도 해주시고 그럽니다. 엄마랑은 화해를 했는데 누나랑은 화해를 안했어요. 큰누나랑은 사이가 정말 안 좋고 작은 누나는 조금 나은 정도인데, 얼마 전에 작은 누나한테 연락해서 술 진탕 먹고.. 잘…(풀었고요) 지금은 작은 누나랑 잘 지내고 있어요. 조만간 큰누나 한테도 연락을 하려고요.

 

스톤: 저는 부모모임 활동하고 있는 행성인 스톤이라 하구요. 가족 중에는 작은 누나만 알고 나머지는 모르는데, 커밍아웃을 할까 생각 중이지만 일단 경제적인 독립을 하고 나서 할 생각이에요. 아 22살입니다.

 

곱단: 남성 동성애자이고 어머니에게 커밍아웃을 한지가 9, 10년 정도 된 것 같아요. 어머니에게 커밍아웃을 하고 아무한테도 이야기를 안했지만 어머니가 가족들에게 이야기를 해서 가족들이 알고 있어요.

 

승우: 제주도 살아서. 원래 행성인 활동을 하다가 제주도에 직장을 잡아서 활동을 못하고 있는 고승우라고 합니다. 부모님은 아시고 동생들은 모르는데, 이런 모임에는 참석할만한 의지는 안되셔요. 부모모임 부모님들 만나서 이런 분들도 계시구나... 놀랍고 고맙고, 이 모임이 잘 꾸려져서 우리 나라에서도 변화를 이끌어가셨으면. 부모님께는 아웃팅이 됐어요. 부모님이 제 방을 청소하는 와중에 집에 있던 행성인 자료들을 보고 고심을 하시다가 자리를 만들어서 물어보시더라구요. 고심을 하시는데 아니라고 하기도 그래서 맞다고 대답. 어머니는  아직도 조금 못마땅해 하셔요. 아버지는 완전히 지지하는 건 아닌데 자식이니까 너가 혼자 잘 살면 되지 이런 반응이시고. 근데 자신의 탓이라고 많이 생각을 하시는 것 같아요.그래서 더 뭐라고도 안 하시는. 그래서 제 앞가림 잘 하는걸로 퉁쳐서 돈 잘 드리고 있어요. 직장을 잘 잡고 돈을 드리니까 (제가 오히려) 큰소리 치고.

 

태권브이: 제주도 살고 있습니다. 가족들은 아직 모르고 계세요.

 

두호: 원더입니다. 저도 부모님에게 삼년 전쯤에 알리게 됐고, 어버이날인데 대뜸 그러시더라구요. 고승우가 그렇게 좋냐. 제가 딱 대답을 못하니까 눈치를 채시더라구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얼굴은 안보고 있고요.

 

뽀미: 돈은 드리시나요?

 

두호: 아니요

 

뽀미: 돈을 드리셔야해요(웃음)

 

재경: 저도 제주도에 살고 있고 온지 1년 조금 안됐고, 서울에서 살때는 부모모임 가끔 놀러갔는데. 가족만 모르고 나머지는 다 알고 있어요.

 

병권: 남성 동성애자이고, 행성인에서 예전에 상근활동가 했었고, 지금은 다큐멘터리를 주로 만들고 있는 단체인 연분홍치마에서 올해초부터 활동하고 있습니다. (부모님들) 기억나는 게 작년 대구에서 옆에 혐오 세력 있을 때 소리 지르시면서 혐오 세력과 싸우시는 모습이 인상이 많이 남았어요.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서 부모모임을 쫓아다니면서 영상을 찍고 있습니다.

 

리처드: 40년 전에 부모님에게 커밍아웃을 했어요. 그 당시에 부모님이 아셨어도 대화는 못했고 거리가 생기게 됐어요. 부모님도 어떤 질문을 하실지 몰랐고, 어떻게 대화를 꺼내야하는지 모르셨어요. 그건 제 잘못이기도 했어요. 어떤 바에서 남자와 만나게 됐는데 저희 엄마를 아는 사람이었어요. 엄마를 매우 좋은 사람이라면서 칭찬하고 포용적인 사람이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오해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처럼 지지 그룹이 있는 게 매우 좋은 것 같아요. 그 당시에도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아요. 서로를 지지하고 싶어도 어떻게 지지해야하는지 모르는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서 이런 대화하는 모임이 좋은 것 같아요. 지금 저희 부모님은 저를 이성애자로 바꾸려고 하시지 않으세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요. 그런 변화 과정 속에서 부모와 가족들의 모임이 많은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해요.

 

뽀미: 몇살이세요?

 

리처드: 58살이에요.

 

어나더: 미국에서 부모모임에 가보셨어요?

 

리처드: 고향이 작은 시골이라 PFLAG(성소수자 부모모임) 모임이 열리지 않아요. 부모님 없이 혼자 가본적은 있어요. 그래도 저희 어머니는 아는 분들에게 커밍아웃을 하면서 성소수자의 가족들과 만나고 계세요. PFLAG를 통해서는 아니지만요.

 

바람: 부모님과 형이 알고 있어요. 22살이고 형이 아웃팅을 해서 부모님과 냉전중인 상태에요.

 

지인: 제주도 어머님, 여기 사시면서 다른 성소수자 부모 만나신 적 있으신지?

 

바다: 여기 그런 거 있는지도 몰랐어. 여기 (제주도 부모모임 장소를) 아까 찾다 보니까 인터넷에 맛집으로 소개 되어있더라고요. 제주도 성소수자는 한가람 변호사 밖에 몰라요. 아들이 학교 다니면서 이모네 집에서 살았는데 걔는 일곱살 때 알았다더라고요. 어릴 때 맨날 여자짓만 하고 뜨개질 하고 머리 묶고. 그래서 야단만 쳤지 그런 쪽으론 절대 생각 못했지. 중학교 때도 엄마 손자 원하냐고 묻길래 얘가 스님이 되려고, 그 쪽으로만 생각했는데  눈치를 못 채고 그냥 “니 인생이니까 어쩔 수 없지”라고 반응했어요. 걔는 눈치를 많이 줬는데 내가 몰랐던거지. 그러다 이모가 먼저 알아서 “언니는 아들에 대해서 다 아냐”라고 말하더니 다  안다니까 “아니. 다 모를걸” 이러면서 말을 흘리더라고. 다음 여름 방학에 보니까 퀴어 관련 영화 테이프를 봤는데 엄마는 이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 하냐니까 나는 “애를 저렇게 자살하게 끔 몰고 그러진 않는다.” 이랬더니 아들이 얘기를 하더라고. 근데 생각보다 담담했어. 근데 어릴 때 살 때 동네에 성소수자가 있었고 주변 사람들이 손가락질 하고 있었는데 나는 저게 왜 욕먹을 짓인가 싶었고 그 때는. 그리고 아들이 커밍아웃 했을 때는 딱히 큰 반응도 없었고 내가 엄마가 맞나 싶을 정도로. 근데 나중에 되니까 뭔가 엄마한테 까지 얘기를 안했따는 생각에 좀 배신감이 들고, 진작 얘기 왜 안했냐 바보같이 얼마나 고민 많이했을까. 스포츠는 제로였어 운동 하나도 못하고. 아들, 제일 상처 되는 말이 뭐였냐 하니까. “아들. 남자가 그러면 되냐.” 이런 말이 제일 상처가 됐나봐. 걔는 너무 착해서 손을 대본 적도 없고 너무 말도 잘 듣고 어디서 이런 아들이 나한테 태어났지 할 정도로. 근데 그런 비밀을 가지고 있을 정도는 생각도 못했지. 평소 사이도 좋고 소통도 잘 되는 줄 알았지. 너무 착해서 선생님도 어떻게 저런 아들을 낳았냐 그러고. 학교 갈 때도 공부보다도 남자답게  만들어달라고 이런 부탁도 하고. 연극부 들어가기도 하고 그랬는데 안 바뀌더라고. 예전에 꿈을 꿨는데 무지개 , 뭔 퀴어  축제 그런 걸 하는데 아들이 거길 걸어가더라고 근데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고. 근데 그 날이 나중에 알고보니까 친구사이에 입사한 날이더라고. 그런 쪽은 생각은 안해봤고. 그런 그림도 본 적이 없어서 뭔 무의식 같은 건 아닌데. 여튼 그런 무지개 꿈을 꿨어. 아버님은 알긴 아시는데 아무 말이 없어. 지금도 아예 아무 말을 안해. 그냥 불쌍하게 생각하는 거 같아 아들을. 내려오면 용돈 주는 걸 보면 . 어디 정신과 가면 치료 되는 게 아닌가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시는 거 같아. 커밍아웃  한 지는 칠 팔년 정도 됐어. 대학생 때. 학교 다닐때 방학 때 내려와서.

 

어나더: 아버님이 아들이 게이인걸 정신적 문제로 생각하시는데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바다: 그런 말도 안 해. 근데 “병원에 가서 그럼 되는 거 아니냐”라고 말  한 적은 있는데 내가 “그건 병원으로 되는 게 아니라 태어 날때 그렇게 되는 거다.”라고 했어. 어제도 오늘 여기 오자고 했는데 씨알도 안 먹히지. 아마 여러 생각으로 복잡할거에요.

 

모리: 불교 신자이신데, 불교에선 성소수자를 어떻게 보는지 ?

 

바다: 사람들 나름이지. 근데 기독교보다 더 열린 사람도 있고. 더 꽉 막힌 사람도 있고.

 

샤넬: 조계사 초청회 얘기는 들으셨죠?

 

바다: 네. 뭐 누구나 다 행복할 권리는 타고났다. 동성애자나 양성애자나.

 

어나더: 주변에 알리셨는지?

 

바다: 정토회(불교수행공동체) 회원들은 알아요. 별 아무 반응도 없어요.

 

라라: 5월 17일날 아이다호 기자회견 때 오셨어요. 그러다가 논문 주제로 공부를 하게 되었대요. 그러다 아 불교가 부처님이 최초에 같이 수행하던 제자들을 뽑을 때 성소수자라고 들이지 않거나 내치지 않았단 거에요. 모두를 받아들이고 거기서 소수자든 비소수자든 어떤 계율을 어기는 자들을 내친 것이지, 불교 종교 자체에서 거부를 하거나 지금 성소수자가 성직자를 못하게 하거나 거부하는 종교도 있는데 불교는 그렇지 않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리고 지금 만나는 사람 중에 커밍아웃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대요. “아 주변에 이렇게 성소수자가 많구나”라고 말씀하셨어요. 아 우리의 주제들을, 당사자가 아닌 분들이 게다가 종교적 권위를 가진 분들이 이렇게 연구를 해주고 관심을 가져준다는 게 참 감사하단 생각이 들었어요.

 

어나더: 커밍아웃 이후 뭐 찾아본 게 있으신가요?

 

바다:  배운 게 없어서 그닥 찾아본 게 없어요. 그냥 ‘아들이 행복하면 됐지’라고 생각했어요.

 

어나더: 자녀 분의 행복을 중심으로 생각해도, 어머니가 주변에서 배우고 들은 것과 벗어나는 것인데, 바로 아들을 받아들이게 된 게 아들의 행복 말고 다른 부수적인 이유는 없는지?

 

바다: 없어요. 그냥 내 아들이니까 . 가끔 아들이 장애자, “엄마 내가 장애자로 태어나면 버릴 거야?” 이래서. 그래서 내가 “미쳤냐 (웃음.) 어떻게 자식을 버리냐?” 말도 안되는 거지. 난 그냥 요새 “왜 넌 애인도 없냐” 이러지. 뭐 내가 잘못해서 걔를 나은 것도 아니고 걔가 그냥 지 인연 따라서 태어난 거잖아. 뭐 이상하게 그렇게 생각할 것도 엇는거 같아. 보니까 엄마 아빠한테 얘기를 해야 돼. 진짜 엄마가 섭섭해. 걔는 얘기를 하면 내쫓길줄 알았때. 내가 “미쳤냐 내가 왜 내쫓냐”라고 했지. 난 우리 아들이 잘 견디고 그런 걸 겪으면서도 착하게 살았다는 게 참 존경스럽고 대견해.

 

어나더: 앞으로 걱정되는 부분이 있으신지?

 

바다: 없어요. 제가 좀 긍정적인 부분이 있지만 내가 뭐 어떻게 된다고 걔가 바뀌는 것도 아니고 있는 그대로 사랑해줘야지 . 나도 처음엔 정신과에가면 바귈까? 그런 생각도 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고.

 

어나더: 자식 낳고 결혼하는, 그런 전형적인 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바다: 중학교 때부터 자꾸 손자를 원하냐  그런 소리를 하길래, 뭐 어차피 지 인생이고 그래서 난 그냥 그런 거에 수긍을 한 거죠. 근데 뭐 한국은 아직 안되지만 (외국은 동성 커플) 입양도 된다매. 근데 왜 엄마한테 말하면 쫓겨날 거라고 생각했는지 그게 좀 걸려.

 

라라: 저희 아이 같은 경우는 말을 못해서, 그 두려움 때문에 따로 나가 살았어요.

 

바다: 뭐 우리 아들은 원래 자주 나가 살았고. 군대도 공익으로 가서 집에서 출퇴근하고. 큰 어려움 없이 살았어요.

 

어나더: 성소수자들이 다같이 모여서 살 수 있는 그런 집이 지어졌어요. 얼마전에 완공을 해서 다들 (아드님도) 하나 둘 이사를 가고 있는 상태인데. 어떠셨어요?

 

바다: 너무 좋든데. 문도 다 오픈 되어있고 거실도 넓고. 뭐 그냥 사람 사는거지 뭐. 이상한게 뭐가 있어.

 

어나더: 이모님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어요?

 

바다: 뭐 이모는, 자식들한텐 말 안 했지만, 나랑 비슷해요. 성격이 비슷해요.

 

앤드: 커밍아웃 하면 부모 마음에 대못 박는거라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서로 얘기를 하는 편인데. 다 서로를 그렇게 교육 하고. 절대 얘기하면 안된다고. 왜 부모한테 나쁜 짓을 하냐. 행복하게 살 수 있는데 왜 힘들게 만드냐.

 

바다: 엄마들 나름이겠지만 그래도 엄마잖아 엄마는 알아야지. 그런 부모도 있겠지. 생각하는 게 다 다르니까.

 

모리: 저희 아빠는 그런 문제에 대해 얘기 한 적이 있는데. 죽고나서 그때서야 모든 걸 다 알게되면 원혼이 될 거 같다고 말하셨어요.

 

라라: 부모님 돌아가실 때까지 평생 감춰야 하잖아요. 결혼 안하냐 그런 말을 꾸준히 들어야 하는 입장이고. 그리고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저는 이제 아이 일을 알고 사회 분위기가 옳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에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알려지고,  아시고 , 그래서 사회가 좀 변하고 했으면 좋겠어요. 엘지비티 가족만 지지를 하면 사회 지지율이 33퍼센트 올라 간데요. 근데 그러지 못하는 이유는 자녀들이 커밍아웃을 하지 못해서 그러는 건데. 저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우리 아이가 괜찮은 상황이기 때문에 일부로 더 알리고 있는 상황이에요. 좀 다른 상황이실텐데, 저는 부모로서 커밍아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앤드:  근데 부모님이 애는 언제 낳냐고 좀 부정적인 반응이시니까.

 

어나더,라라 : 근데 그게 일종의 단계가 있어요. 여기 나오신 부모님들도 그 단계를 다 거치셨고.

 

지인: 나중에 정말 드는 생각은 ‘얘가 얼마나 혼자서 힘들었을까 그런데 엄마가 되서 이제야 알게됐고, 더 빨리 알았으면 좋았을걸’ 그런 생각이 들어요.

 

바다 : 그게 자기 선택이 아니잖아. 자기가 그렇게 태어났잖아.

 

지인: 어쩔 수 없는데 그게 어떻게 불효에요. 생물학적이든 환경적이든 오히려 부모가 미안해 해야 하잖아요. 그걸 불행하다고 생각한다면. 근데 내 자녀가 행복할 수 있다 믿는다면 뭐 좋은거고.

 

어나더 : 혹시 그 때 본 퀴어 영화가 바비를 위한 기도였는지?

 

바다: 네

 

라라: 엊그제 클라라윤님이 참여한 행사 기사가 현지에 우리나라말로 기사가 나간 걸 봤어요. 근데 거기에 이제 연사에 나오신 부모님 말씀이 그 분 자녀가 트렌스젠더인데 일 년 전에 커밍아웃을 했대요. 근데 부모님이 받아들여 주지 않았대요. 아주 보수적인 한인 교회에 다니고 계셨던 거에요. 작년 9월 커밍아웃 한지 1년 만에 자녀가 목숨을 끊었다고. 근데 그 엄마가 너무 가슴이 아프고. 아이가 죽고 나서 피플레그 활동을 하시는거에요. 그것도 아주 슬픈 일이잖아요. 얘기를 못하고. 얘기를 하고 동의를 못얻으면 그냥 가출해서 자기 혼자 해결하면서 사는 방법 뿐이고. 근데 트렌스젠더가 아닌데, 레즈비언인데 말씀 안하신다는 건 아까 리처드님이 말씀하신대로 서로 벽이 있는거니까. (외형적으로 성소수자인 것이 티는 안 나는데도)

 

하늘: 아들이 아무리 힌트를 줬어도 저는 정말 몰랐을 거에요. 저는 진석 어머님을 6년 전에 만났어요. 친구사이 부모모임에 처음 나갔을 때요. 근데 (아들을) 받아들였던 그 마음이 그 때나 지금이나 똑같은 거에요. 저는 제가 알게 된 지 3년 차 됐을 때 거길 들어갔는데 그 때는 같은 게이 엄마를 만나고 싶어서 찾은 건데 못 찾아서. “할 수 없다 이제 그냥 게이를 찾아봐야겠다.” 싶어서 하하. 예전에 거기(친구사이)서 오라 했는데 제가 “싫다. 당사자가 아니라 부모님들을 보겠다” 했는데 더 이상 그럴 수 없었어요.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몇 년 간 참 힘들었어요. 근데 돌이켜보면 그 시간이 저에게 참 소중했고 꼭 필요한 시간이였어요. 저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어요. 물론  그 만큼의 대가는 치뤘지만. 그 날 그 간의 가슴앓이를 여기서 다 뿜어내고 다 치유를 해야 돼요. 치유를 하려면 내 안에 있는걸 다 뿜어내야겠다. 싶어서 그래서 그날 막 우는데 진석 어머님은 지금처럼 그 때도 너무 평온 한 거에요. 하하.

나이를 먹어도 사람은 계속 자라요. 한 6년의 시간동안, 지금은 성소수자가 어떤 말에서 상처를 받는지 너무 뼛속 깊이까지 알게 되었고요. 저도 백팔십도 바뀌었잖아요. 그랬듯이. 물론  상처 받는 시간은 분명히 있어요. 하지만 부모님들은 그걸 다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어요. 자녀의 문제니까. 될 수 있으면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앎으로 인해서 아들과 더 가까워지고 벽도 없어지고 정말 좋아진 상태고 아들이 너무 이뻐요. 저는 아들을 통해서 새 인생을 알게 됐고 어려운 사람들의 고통을 알게 됐고. 근데 그게 정말 가치있고 중요하고요. 근데 공짜로 얻어지진 않더라고요. 아픈 시간도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어요.

 

안경님: 제 부모님은 너무 독실한 기독교 신자셔서. 제가 여기 찾아오고 싶었던 이유는 엄마와의 갈등이 점점 심해지는데 , 서로 얘기는 안 하고요. 엄마는 제가 모든 부분에서 비성경적으로 살고 있다고 그러시고. 아침마다 성경 구절 보내시고. 저희 어머니가 4대 째 기독교인이시고, 외할아버지도 쓰러지셔도 벽 짚고 새벽 기도 가시고 그런 분이셔서. 그런 정도라, 저에게 “네가 그럼 신을 부정 하는 거냐 뭐냐”부터 시작해서. 가끔은 저를 사탄처럼 생각하시는건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말을 했다가 엄마가 받아들이실지, 그리고 교회에서 쌓아온 인맥도 중요한데, 일주일에 한번 교회 가는게 효도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하고 있었는데 일년전부터 동성애에 대한 원색적인 설교가 너무 많이 나와서 마음이 너무 불편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엄마가 알게 되셨을 때 지금까지 교회에서 쌓아오신 모든 게 무너질까 무섭고 혹여 너무  충격을 받으셔서 건강에 정말 영향이 생길까봐. 어렸을 땐 (커밍아웃하면) 저를 정신병원에 집어 넣을까봐 걱정됐는데. 스무살 때쯤 나 스스로도 힘들고 그럴 때 부모님에게 같이 말씀드렸으면 젊으실 때 같이 고민하고 그랬을 텐데, 지금 70 넘으시고 그러셔서.

 

샤넬: 저희 어머니도 독실하신 기독교인에, 원래는 주말에만 나가셨는데 어느 날 갑자기 수요일에도 나가시고 금요일에도 나가시고 점점 더 많이 나가고 계셔요. 저희 어머니한테도 어렸을 때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이야기를 하면 두들겨 맞는 거 그런 게 상상 되어요. 저도 교회를 다녔는데 여름 성경학교 그런 곳에 가면 집사님들이 눈이 뒤집어져서 설교를 하는데 그런게 무서웠어요. 예전에 인생은 아름다워 드라마 할 때, 엄마는 작가를 보고 드라마를 보시는데 그 드라마를 보고 우리 나라는 아직 멀었어, 라고 하시더라구요. 하리수나 홍석천을 보고 그렇게 생각을 하셨나?. 저는 일부러 부활절이나 성탄절에 엄마를 따라 교회를 가서 엄마랑 같이 이야기를 하면서 점점 깊은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해요. 지금도 진행중인 것 같아요. 엄마가 신문 보는 것도 좋아하셔서 일부러 한겨레나 경향 사서 드리는데 저희 엄마는 스포츠조선 그런 거 보시지만. 여하튼 제가 먼저 신문을 보고 줄쳐서 드리고. 저도 늦게 이야기하면 어머니 건강이 걱정이어서 일찍 하려고 해요.

 

어나더: 앤드님은 한 달 전에 누구에게 커밍아웃을 하셨나요?

 

앤드: 내가 엄마아빠는 몰라도 언니한텐 이야기 해야겠다 싶어서, 올해는 커밍아웃의 해로 삼자 했어요. 친구들에게도 커밍아웃을 하고. 근데 언니한테는 도저히 만나서는 말 못 하겠어서 폭탄같이 이메일을…. 안 받아들이면 나 죽을지도 모른다, 이런 식으로 협박조로 썼어요. 바로 답장이 왔어요. 자기도 제가 동성애자일거라고 생각을 해서 혼자 고민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너가 그렇다면 지지한다고. 근데 언니도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서..  성경적인건 잘 모르겠는데 어쨌든 그렇게 마무리 되었어요.

 

뽀미: 우리는 생각을해봐야해요. 내가 원하는게뭔지. 무사안일로 내가 말을 하지 않고 분쟁도 없이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걸 원하는 건지, 아니면 정말로 내가 원하는 걸 말해서 함께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는 삶을 원하는 건지. 주변에서 불효라고 말하는 걸 원하는 건지 아니면 부모님을 설득해서 친구로 만들지. 본인이 선택할 일인 것 같아요.

 

오아리: 예전엔 부모님과 친했는데, 나이가 드니까 눈만 마주치면 시집가라는 말만 하니까 대화를 할 수가 없어요.

 

뽀미: 대화가 안되면 엄마 입장에서도 외로워요. 자기 삶을 이야기할 수 있는 딸이자 친구를 잃은 거예요. 딸은 친구한테 이야기하면 되지만 엄마는 딸이랑 이야기해야하거든요. 엄마는 친구가 없는 경우가 많아요. 엄마를 위해서 말을 안하는게 착각일 수도 있어요. 제가 받아들이는데 3년이 걸렸고, 진심으로 뭔가 함께 하려고 하는게 지금 4년차 정도 됐어요. 제 딸 애인은 부모님에게 커밍아웃을 안했는데 엄마가 취직을 안 할거면 시집을 가라, 이런 이야기를 해서 상처가 돼요. 그러면서 엄마랑 멀어지는 게 불안해지고. 커밍아웃을 하려고 하면 계획을 세우는게 좋을 것 같아요. 엄마랑 같이 대화를 하는 날을 만들어서 이야기를 많이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엄마는 요새 잘 지내는지, 갱년기는 언제였는지. 레즈비언으로 앞으로 사는게 외로울 수 있을텐데, 같이 할 수 있는 엄마가 있으면 얼마나 든든하겠어요. 그런 사람을 만들어요. 엄마들은 강해요. 제 딸은 자녀를 만들지 못할까봐 걱정을 해요. 자기는 좋은 부모자식관계를 경험하면서 살았는데 본인은 자식이 없을까봐.

속 깊은 논의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엄마밖에 없어요. 지금 껍데기로만 대하고 잔소리하면 도망가고, 그런 관계랑 뭐가 달라요. 용기를 가져요.

 

지인: 앤드님 어머니께는 바비를 위한 기도가 정말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저는 기독교 신자가 아닌데도 그 영화가 도움이 많이 됐어요. 정작 내 아이를 지옥 속에 빠트린 건 나였다는 이야기를 하잖아요. 아이가 불행할까봐 걱정을 했는데 정작 불행하게 만들고 있던건 나였다는 이야기를 하거든요.

 

어나더: 교회에 오래 다니신 호수님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어요.

 

호수: 지금교회를 안 간다고 해서 지금도 달라진 건 없어요. 나의 하나님은 지금도 나의 하나님이에요. 지금은 교회의 이기주의에서 조금 발을 뺀 것일 뿐이지. 딸이 커밍아웃을하고 나서 그냥 아무 생각을 할 수 없어서 그래 알겠다, 하고 집에 와서 성경책을 보고 아이가 잘못된 길로 갈 까봐 새벽 기도에 가고 성경 구절을 새벽마다 보냈어요. 아이가 굉장히 힘들어 하더라구요. 어느 날은 울면서 엄마 왜 자꾸 이런 문자를 보내냐고 그러더라고요. 아이가 힘들어하니까 나도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는 대화를 하기 시작했어요.

한번도 레즈비언 이런 건 생각을 해 본 적도 없고 하리수 홍석천 해도 남 일이니까 귀에 안 들어왔어요. 그러다가 작년에 퀴어문화축제에 갔는데 기독교가 난리가 난 거야. 나의 하나님 하던 사람들이 거기 다 있는거예요. 그래서 열이 막 난거야. 너 찬송가 불러? 나도 찬송가 불러! 하면서 거기서 찬송가를 디립따 불렀어요. 나중에는 아, 우리 애가 나한테는 작은 예수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면 이 모든 걸 감수하는 건 걔거든요. 사실 가장 힘든 건 걔란 말이에요. 그래서 내 모든 죄를 걔가 다 짊어지고 가는거예요. 근데 죄를 짊어지고 가는 사람은 성경에서는 죄가 없다고 했거든요. 힘든 삶을 짊어지고 개척해나가는 딸한테 나는 너가 작은 예수라고 생각한다라고. 엄마라는 건 내 자식을 먼저 생각해요 왜 하나님이 내 딸을 줬으니까. 내가 싫어할 딸 하나님이 주겠어요? 단지 우리 딸을 싫어하는 교회 그 단체가 싫은 거에요. 교회에서 만약 이런 점을 해결해준다면 나는 교회를 다니겠지만 진짜 공식적인 성명서가 없는 이상 안 다닐거에요

 

영필: 저도 이게 사탄에 씌여서 그런가 이런 생각도 하고 우리 동생도 그런 얘기도 하고. 근데 그건 아닌거 같아요. 자식을 굉장히 이해하려고 위해주려 하는데 지금은 전화를하고 문자를 해도 대꾸를 안 하는 중이지만. 여하튼 자식이 그런 상태면 좀 더 당당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작년에 큰 일을 겪어서 아이가 약을 먹고 있는 중인데 다시는 그런 일 없이 살았으면 좋겠어요.

 

라라: 저는 사십년 교회 다녔어요. 근데 저희 가족이 부모님이 권사님, 새벽예배 뺴지지 않을 정도에요. 그런데 우리 아이가 여자 이름으로 바꾸고 화장하고 집에 오는데 할아버지 할머니 뭐라 안하세요. 그 (여자)이름을 불러주시고. 앤 해서웨이라는 미국 배우가 자기 오빠가 동성애자인데 뭐라 했냐면, 자기는 “만약에 우리 가족의 성적 지향을 인정하지 않는 종교라면 나는 가족을 택하지 종교를 버리겠다.”라고 했어요. 그 만큼 가족은, 아무리 자기 신념이 그렇다 해도 가족을 사랑해요.

 

영필: 저도 잘 몰랐는데 이해하고 배우는 중이에요.

 

라라: 부모모임 참석하다 보니 여러 인터뷰를 많이 하게 돼요. 얼마 전에 김조광수 감독님이 초대 연사로 갔던 사건에 대한 댓글들을 보면, 그들은 알려고 하지도 않고 알고 싶어하지도 않고. 그들이 가족의 입장을 알기만 해도 저렇게 매몰되는 못 할텐데. 교회를 등록하려다가, 그 분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등록을 안했어요. 멀지만, 2시간이나 걸리지만 서울 향린교회가 우리를 지지해준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거기로 등록을 할 계획이에요.

 

옥상달빛: 저는 부모님한테 커밍아웃을 하고 싶은데 되게 고민이 많이 되는 상황이에요. 고1때쯤 나 레즈비언 같다고 언니한테 얘기했는데 언니가 “넌 아니야 그냥 지나가는 것 뿐이야”라고 했어요. 그런 상태로 지속되다가, 예전에 연극을 보러 갔는데 김조광수님하고 같이 오셔서 인터뷰 하는 자리가 였어요. 거기서 말이  부모님이 젊으실 때, 많이 안 아프실 때, 건강하실 때 얘기하는 게 가장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럼 난 늦은 게 아닌가… 어머니 연세도 있으시고 몸도 안좋으시고 갱년기 때문에 우울하기도 하시고 그런데. 밤에 잠도 잘 못주무시고 하는데. 내가 너무 늦게 커밍아웃을 생각했나 그런 생각도 들고. 그래도 어떻게 생각해보면 어떻게 보면 지금이 가장 빠른 때 아닌가 더 늦기전에. 그런 생각이 들면서 조바심 나기도 하고.

가족한테 직접적으로 커밍을 한 적은 없는데 셋째언니한테 들켰어요. 장난 식으로 절이나 가라 유학이나 가라 나중에는, 제가 사진 같은 걸 보여주면 “같이 놀러갔는 가봐~ 좋겠네~” 이렇게 얘기해주는데 부모님들한테는 다르게 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커밍아웃을 아예 안해본 건 아니고 이십대 초반에 친구한테 한 번 해본 적이 있어요. 되게 절친이라 긍정적으로 받아주고 연애상담도 받아주고 했는데. 근데 친구랑 가족은 좀 다르니까 그런 부분에 있어서 좀 고민을 많이하고. 하게 되면 방식까지 고민을 해야 하니까.

 

지인: 지금은 어머니 우울하신 걸 들어드리고 좀 풀어드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갱년기 우울증 오신 분들 매일 매일 자살 생각하시고 그러시는 분도 있어서.

 

옥상별빛: 지금 여행도 같이 가고 영화도 같이 보고 퇴근하면 얘기도 도란도란 하고 , 근데 그렇게 해도 본인만의 문제는 별개더라고요. 식당 운영하시다가 디스크 오셔서 수술하시고 직장생활도 안하시고. 사회생할 하고 나가고 싶고 놀러가고 싶다고 하시는데 몸이 안 좋으시니까 여력이 안 되니까 힘드신 거 같아요. 그리고 이런 말도 하세요. 나는 자식들한테 더 해주고 싶은데 나는 몸이 이래서 못한다 하고 미안해 하신다. 예전엔 서로 좀 데면데면한 사이였는데 그래도 나이가 좀 들면서 같이 대화도 하고 지금은 잘 지내고 있거든요. 지금 관계는 나쁘진 않은데 단지 고민이 드는게 건강상으로 안 좋아지실까 좀 걱정이 되고.

 

어나더: 이게 어찌보면 기회라고 역발상 하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어차피 못할 시기라면 준비할 수 있는 시기로 볼 수도 있고. 커밍아웃 정보도 많이 찾고, 그걸 어머니한테 맞나 아닌가 생각도 해보고 시뮬레이션도 돌려보고 하면서. 그런 시기로 생각하는 게.

 

뽀미: 단적으로 말하면 지금 자기가 참 쓸모없는 느낌이 드는 무기력함이 드시는데. 그런 무기력함에 잠도 잘 안오고 그럴 수 있어요. 그런데 당장은 어려울 수는 있지만, 엄마한테는 또 다른 목표가 생길수도 있어요. 어떤 식으로든. 이를 어떻게 해결을 해야겠다. 지지를 해야겠다든 반대를 해야겠다든. 결론으로, 이젠 우울할 세가 없다는 거죠. 갑자기 딸에게 뭔가를 해줘야 하고 그럴 수도 있어요. 무기력을 바꿔줘야 해요.

 

호수: 내가 우리 딸에게 커밍아웃 받았을 때 우리 아이 딸 같은 애들도 있나, 그런 부모들도 있나 그런 공감대가 정말 필요하더라고요. 근데 선뜻 나서긴 힘들더라고요. 나도 밑으로 꺼지느 느낌이고 왜 우리 아이한테 이런 일이 있지 . 이러면서 첫 째론 무너졌고. 그러다가 나 같은 부모가 있을까. 어떻게 변했을까 싶을 때, 우리 딸이 부모모임을 소개해주더라고요. “엄마는 거기 나가지 않으면 계속 밑으로 가라앉을거야 계속 자책하고. 거기서 벗어나려면 다른 엄마들을 만나보고 그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 번 들어봐”

근데 정말 가보니 힘이 나는 거야. 자식을 위해서 수술을 시켜주겠다는 트렌스젠더 부부를 보고 야 저런 분들도 계시구나 자식을 위해서. 너무 놀란거야. 저렇게 까지 해주는 분이 있으시구나. 만약 부모모임이 없었따면 혼자 막 쥐어뜯었을거야. 그렇지 않고 같이 나와서 한 번씩 만나면 소통이 되는 거야 풀어지고. 근데 멀다보니까 짧게 만나는 게 좀 아쉽지만. 그래서 이번에 따라온거고. 여튼 이런 소통이 정말 엄마들한테 중요해요.

 

하늘: 여러분이 가끔 이렇게 만나듯이 우리 엄마들도 이렇게 만나요. 어제 우리 새벽 네시까지 얼마나 재미있게 놀았는데.

 

라라: 우리 홈페이지 만들었는데요. 거기에 그간 모임 대화록이 다 쌓여있어요 처음부터. 그래서 그 안에는 정말 나이 많은 엄마한테 커밍아웃 한 이야기도 기록되어있고 여러 친구들의 고민거리, 우리의 대답들이 있어요. 읽어보시면 정말 도움될거에요

 

지인: 가이드북도 새로 만들었거든요. 거기에 부모님이 처음 아셨을 때 가장 궁금한 것들에 대한 답들을 적어놨어요. 바뀔 수 있나요. 원인이 뭔가요. 성경에 이렇게 나오는데 문제가 있나요. 뭐 이런 것들에 대해 명료하게 답을 달았거든요. 그거 딱 드려도 좋을 거 같아요.

 

하늘: 이렇게 하나하나 쌓아가며 우리도 자라는거거든요. 우리들 다 밝아보이지 않나요?

 

지인: 저도 솔직히 죄책감 단계일 때 1년 동안은 새벽마다 깨서 과거를 돌이켜보며 아 그때 이렇게 할 걸. 저렇게 할 걸 후회했는데. 부모모임 와서부터 정말 잘됐어요. 그게 완전 다 해결됐고.

 

하늘: 부모님들이 그럴 때, 이제는 그래도 어디 갈 데, 모일 데가 만들어졌잖아요 모이고. 그전엔 없었는데

 

지인: 우리도 당사자들 얘기 들으면서 아 내탓이 아니구나 더 알게 돼고. 우리 애와의 공통점도 보면서 아 이런 거구나 알게 되면서 마음도 더 편해져요.

 

뽀미: 엄마에게 할 일을 줘요. 이젠 내 상황이 이러니까 엄마가 날 이해하고 지지해주는 게 가장 큰 축복이야 나한테는. 이라 하면서.

 

라라: 곱단님이 직접 가족들한테 커밍아웃 한 건 아니였죠

 

곱단: 네.

 

라라: 근데 아웃팅이 되고 나서 어머니가 다른 가족한테 얘기 하는 것을 동의하신거에요?

 

곱단: 어머니가 커밍아웃 이후에 혼자서 그걸 감당을 못하시는 거에요. 남들한테 우리 아들 이래~ 이렇게 얘기한 게 아니라 어쩔지를 몰라서 ..

 

라라: 그때 기분이 어떤가요 당사자로서

 

곱단: 아까 불효 얘기 나왔는데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어요. 그리고 커밍아웃도 계획적으로 한 게 아니라 되게 충동적으로 울면서 터지면서 한 거라. 아무튼 기분은 사실 미안함이 되게 많았죠. 엄마가 다른 가족들한테 얘기해서 억울하고 싫다 이런 것보다는, ‘그래 그렇게 라도 해서 풀릴 수 있으면…’ 하는 마음이었어요. 외가족에 얘기를 했는데, 삼촌 외숙모 이모… 그렇게 얘기한다고 뭐가 나와요? 안나오지 하하. 이모한테 뭐가 나올뻔 했죠. 제가 되게 이모랑 친해요 친구처럼. 그런데도 어느 날 “내가 좋은 의사를 소개해줄게 널 바꾸게 해줄거야”라고 해서 싸운 일이 있었는데.

어머니들이 얘기 하신 거 보면 사랑이란 얘기가 가장 많이 나오잖아요. 저도 어머니를 되게 사랑하고 본인 삶을 잘 살았으면 좋겠는데 저 때문에 망가질까봐…. 저 때문에 실제로 울기도 하시니까. 내가 잘못낳아서 그런 게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시고 그런가봐요. 저는 이제 거꾸로 별로 아웃팅이란 생각도 안들고 그냥 그런 식으로 엄마가 누구랑 그런 식으로 얘기 해서 풀릴 수 있다면 너무 좋겠단 생각이였어요. 당시엔 부모모임도 없었고요. 십년전 쯤이니까. 완전 괜찮진 않고 좀 당황스럽긴 했어요 물론.

 

라라: 아웃팅이긴 하지만 오히려 홀가분한 기분도 있었나요

 

곱단: 네 맞아요. 십년전의 저와 지금의 저는 너무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그건 있는 거 같아요. 어머니 아버지랑은 잘 지내지만 다른 가족과의 관계는 너무 힘들더라구요. 친척이라던가 이모 삼촌. 알고 있다는 사실을 제가 아니까 오히려 못만나겠더러구요. 엄마가 마음 편해지면 좋겠지만 한 편으로는 아 이제 그 사람들 얼굴 어케 보지 이런 생각도 들고. 근데 라라님 말씀처럼 한 편으론, 그런 마음도 있었고.

 

호수: 십년이 지났지만 생각이라는 건 차곡 차곡 쌓이는 거거든요. 이게 곪아 있는건지 피가 나는지 모르거든. 소통이 돼서 이걸 풀어나가면 건강상 너무 좋을거 같아요. 난 여기서 너무 건강해지는거 가아.

 

곱단: 저도 그래서 어제부터 생각한 게 뭐냐면, 여기 오신 부모님들 다 제 부모님 같고 우리 부모님도 같이 있으면 참 좋겠단 생각도 들어요. 그래서 기회를 만들려고 생각 중이기도 하고. 당사자만 힘든건 아니잖아요. 저희 어머니 아버지가 쌓인 게 되게 많을거 같단 생각이 들어요.

 

호수: 그래요. 자식이니까 참지만, 모르니까 참지만, 그래도 나와서 얘기해야 치유하고 정신상으로 건강해져요. 만약 부모모임 없었으면 자식이랑 말은 사랑한다 이렇게 하더라도 나 스스로 해소를 못해서 지금도 아마 힘들어 했을 거 같아. 말할 때도 없고. 내가 건강해지고 우리 자녀들을 도울 수 있어서 좋고.

 

곱단: 어제 엄마한테 문자 한 통 보냈어요. 제주도 와있는데, 애인이랑 같이 놀러온 것도 있지만, 성소수자 부모모임 아버지 어머니랑 만나고 있다. 엄마 생각이 너무 많이 난다. 이러면서 음 좀 물고를 트고 있어요.

 

어나더: 십년 전과 관계의 변화가 있다면?

 

곱단: 관계가 지속적으로 좋았어요. 다만 아버지랑 좀 안 좋았었는데 제가 게이인 것과 상관없이 안 좋았어요. 전과 차이라고 하면, 어머니 아버지가 제가 게이인 걸 아시고 나서 충격을 받으시긴 했는데 막 공부를 시작하셔서 본인들 스스로 알려고 의사 찾아가기도 하고. 이게 성욱이 잘못이냐 내 잘못이냐 이런 것도 물어보고. 다행히 좋은 의사 선생님 만나서 이건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라는 말을 들으시기도 하고. 그땐 아무것도 모르는 사태였어요. 저도 저 스스로를 잘 모르는 상태로 빵 터졌다면 지금은 그 터진 게 잔잔히 가라 앉은 게 아닌가.

아버지는 불과 몇 년전만 해도 제가 여성을 만나고 여성과 사랑하는 거, 2세를 갖는 걸 상상하셨어요. 얼마 전 어떤 일이 있었냐면, 차에서 아버지가 운전하시고 제가 뒤에 앉아있고 그랬는데 제가 게이인 걸 알면서 “여자 안 만나냐 여친 있지않냐.” 이런 걸 물어보는데 옆에서 엄마가 “닥치라고. 성욱이는 남자 좋아한다고” (웃음). 그렇게 지지해주셔요. 여하튼 아버지는 저 상태로 계속 가시나보다 했는데 얼마 전에 아버지가 술에 잔뜩 취해서 말을 거시더라고요. 부자간에 대화가 많이 없거든요. 엄마 통해서만 얘기를 하는 이상한 구조인데. “니가 어떻게 남자를 만나든 어떻게 살든 그 행복했으면 좋겠다. 무시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라고 하시면서 이제 좀 인정을 해주시는 거 같아요.

 

 

뽀미: 젊은 친구들에게 제가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홧김에 커밍아웃하는 경우가 좀 있어요. 한 친구는 유럽여행 도중 사소한 것부터 다투다가 홧김에 커밍아웃해서 서로 말도 계속 안하고 여행도 망치고. 자식들이 그런 게 좀 있어요. 내가 말을 안해줘도 엄마가 알아줬으면 하는 거. 근데 그러지 못해서 섭섭한게 기저에 있어요. 근데 엄마도 그냥 인간이라는 걸 알아줘야 해. 엄마가 당장 받아들이지 못해도 그걸 이해해야 해. 엄마도 시간이 필요해요. 거절이든 아니든. 어떤 분은 자식이 얘기 했는데 왜 이해 못하냐고. 난 엄마랑 절교 할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받아들이든 아니든 그건 엄마의 선택이에요. 만약 엄마가 거절한다고 해도 절교를 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서로 인격적으로 존중해야해요. 갑작스럽게 터뜨리는 폭탄은 절대로 도움이 안되요.

 

곱단: 제가 폭탄이였어요. 제주 어머님이 배신감 느끼셨다고 하셨잖아요. 저희 어머니도 왜 말 진작안했냐. 왜 너 힘든 걸 왜 혼자 짊어지려 했냐. 속상해 하시더라구요. 니가 그렇게 비밀로 하고 살면 내가 퍽이나 행복했겠다. 잘 터뜨렸다고. 혼자 그렇게 힘들어 하지 말라고.

 

뽀미: 엄마랑 영화 보고 같이 시간을 하지만 , 정작 해야할 말은 안하고. 사이가 좋은 냥. 정작은 진정한 날 보이지 않고. 중요한 고민은 안보이고, 알맹이는 안보이고. 어쩌면 엄마가 나중에 섭섭해 할지도 모른다는 거죠.

 

라라: 불효라서 말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드는 건 말하고 싶다는 거에요. 자기가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사는 게 행복한 삶이거든요. 커밍아웃을 했을 때는 첫사랑한테 사랑 고백하는 느낌으로 차분히 준비하면 좋겠어요. 어떻게 하면 내 마음을 잘 전달할 수 있을까.

 

지인: 초반 시작을 정말 진지하게, 엄마한테 내가 정말 오랫동안 얘기하고 싶었던 건데 못했다고 말하고요. 그리고 곱단님이 울면서 하셨다고 했잖아요. 엄마는 일단 애가 울면 달래주고 싶으니까. 저희 애는 화를 냈거든요. 근데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 지를 알려주면 좋을 거 같아요. 정신과 의사들도 이제 동성애가 정신병이 아닌 걸 알아서 오히려 같이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인 거 같구요. 다만 심리상담쪽은 좀 조심해야 해요. 중독 성행위 중독 때문에 그렇다고 주장하는 인간들도 있고.

 

라라: 모쏠 게이 모쏠 레즈는 뭐야 그럼 (웃음)

 

곱단: 불효 얘기 나오고 했었는데 사실은 성소수자 자녀가 부모를 너무 사랑해서 얘기를 못하는 거거든요. 말하고 싶은데 너무 사랑하니까 말이 안나올 때가 많은거 같아요. 실망주기 싫고 아픔주기 싫고. 저희 엄마 아빠가 정신과 의사를 찾아간건 지식적인 뿐만 아니라 본인들이 너무 힘들어서 찾아간거거든요. 성소수자들이 서로의 정서적 지지가 필요한 만큼, 부모님들 사이에도 그런 상담이 너무 필요한 거 같아요. 근데 제가 만나본 정신과의사들 중 한 분은 “니가 그래서 여자야?” 이런 분도 있고. 괜찮으신 분도 있지만 아닌 분들이 많으니까, 부모님들을 위해서 체계적인 도움이 있었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호수: 게이 아들을 두고 소통할 데가 없어서 굉장히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던 부모를 봤어요. 부모들한텐 이런 소통의 장이 정말 중요행해요.

 

하늘: 이 부모모임이 상담보다도 훨씬 나아요. 아니 사실 이게 상담이지 뭐. 서로 자녀 얘기 주고받고.

 

라라: 여러명이 단체로 참여해서 자기 얘기 돌아가며 하는 게 상담 방법이더라고요

 

지인: 저도 힘들어서 상담사를 찾아간 적이 있는데, 어디를 가도 힘들었는데. 부모님 만난 게 훨씬 도움이 돼요. 어떤 한 부모님이 한강 가서 울었다는 얘기 들으면서 같이 울고.

 

어나더: 재경님은 부모님이 아시고 계시나요?

 

재경: 모든 걸 정리하고 부모님한테 상담하듯이 얘기를 했어요. 재정적 지원도 없고 큰 간섭도 없어서. “제주도가서 글 쓰며 살려고 해요”하니까. “니가 그렇게 결정했으면 하고 싶은대로 해야지 라고” 하셨어요. 부모님과 저의 관계는 그냥 이렇게 지내요. 최근에 바뀐게 있다면 핸드폰에 붙힌 스티커를 보시더니 엄마가 “너 이게 뭐니?” 라고 하셔서 “인권포럼에서 받았어요”라고 했어요. 근데 “이게 무슨 의미인데?”라고 하더라고요. “모두를 차별하지 말란 뜻이에요” 라고 했더니 “내가 알기론 그 의미가 아닌데”라고 하더라고요. 좀 찾아보셨던 거 같아요. 제가 향린 교회 다니고 임보라 목사님과의 관계를 아니까. 더 이상 남자 만나란 말을 안 하더라고요. 예전엔 “너 왜 남자 안 만나니?”라고 하면 “그런 게 싫어요”라고만 말하고 넘어갔었는데. 최근 일년간은 그런 말 조차도 없어요.

 

라라: 그것도 커밍아웃 하신거네요

 

재경: 근데 그걸 못알아들으시죠. 계속 얘기했었어요 “주위에 게이 친구가 많다.”하면  “왜 그런 애들이랑 어울리냐?”라고 하셔서 “이게 요새 트렌드다”라고 해요. “촌스럽게 밖에서 차별 하지마라”(웃음) 라고 하니까 넘어가셨는데 그러고나서 무지개의 의미를 안 건 작년 유월 칠월 정도에 아셨던거 같아요. 그러곤 아무 일 없이 잘 지내고 있어요.

 

호수: 엄마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셨어요?

 

재경: 제가 한 번 물어봤었어요. 갈등 같은 작은 싸움이 있어서. “엄마는 나랑 동생을 잘못 키웠다 생각하세요?” 라고 하니까 “아니야. 난 너희가 정말 잘 컸다고 생각해”라고 하시더라고요.

 

라라: 정리를 나름대로 잘 하신 거 같은데요.

 

호수: 그래도 엄마는 소통이 안되면 무너져요. 자식은 좋으니까 바라보고는 있지만. 대화도 하고 그러지만. 속을 풀 길은 없어요.

 

재경: 그러신 거 같아서 저도 모임에 대해서 얘기를 했었는데 구체적으로 커밍아웃 계획을 세우고 있었거든요. 갑자기 하는 건 좋지도 않은거 같고. 언지만 주고 있었거든요. “내가 뭘 하든 머리를 짧게 자르든 남자처럼 하고 다니든 뭐라고 하지 않았음 좋겠다.”라고 말도 하고. 결혼 얘기 하지 말라고도 하고. 한 번만 더 그런 얘기하면 차단 할 거고 딸 보고 싶다면 하지 말라고 (웃음).

 

어나더: 앞으로의 직접적인 커밍아웃 계획은?

 

재경: 저는 칠 년 잡아두고 있었어요. 언지만 두고. 근데 어머니가 그 안에 무지개의 의미를 알게 된거죠.

 

지인: 사회가 변한 뒤에도\ 하는 게 나쁘지 않을지도 몰라요.

 

재경: 무지개의 의미를 알고나서 모녀 관계가 확 바귀거나 그러진 않았어요.

 

어나더: 거기서 자신감을 얻거나 하진 않으셨나요

 

재경: 아 그냥 아 이 아줌마가 찾아봤구나. 인터넷 괜히 가르쳐줬나 싶기만 했어요. 어머니가 워낙 폭력적이다 보니까 친구들이 장난으로 같이 가줄게 너 쳐맞아 죽는거 보려고. 이러더라구요 (웃음)

 

뽀미: 저 정도면 거의 눈치 챈 거 아닐까요

 

바다: 그래도 엄마들은 몰라

 

지인: “그냥 내 딸이 성소수자들을 지지하나보다~” 정도로 생각할 거에요.

 

재경: 부모님한테 얘기하시면 속상해 하실 걸 알고 있거든요. 그 시기만 지나면 저를 내치거나 “너 안봐”이러진 않으실 거 같은데 그 기간 동안에 내가 어머니 옆에 있어줄 수 없으니까. 그 기간이 정말 힘겨울거 같은데.

 

호수: 우연히 짐 정리를 하는데 얘 일기를 봤는데 도저히 알 수가 없는거야 무슨 내용인지 근데 보니까 어떤 여자를 좋아한거 같아요. 그런 내용이 너무 생소해서 와 닿지가 않는거에요.

들어본 적도 생각해본 적도 없는데. 얘가 이러니까 물어보기가 두려운 거죠. 그러다 “남자친구 사귀어 본 적 있어?” 이러면서 살짝 떠보기만 하고. 이런 고민을 막 하지만 못 물어봐요 두려워서. 지금 재경님 어머니가 그런 심정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뭔가 있는데도 궁금하지만, 말 못해서 두려웠지만, 만약 너가 터뜨리면 이제 너와 나의 공동의 일이고 함께 하자로 변할 수 있어요.

 

어나더: 이제 소감 겸 못 다한 말 하는 마무리 시간을 가져볼게요.

 

알라: 생각이 좀 바뀌는 거 같아요. 원랜 아예 말 안할 생각이었는데. 재미도 있었고. 많이 듣고 배우는 거 같아서 괜찮은 거 같아요.

 

하늘: 부모님이 무슨생각을 하고 계시는지 느껴지세요?

 

알라: 저희 어머니도 같은 생각을 하고 계실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좀 무섭기도 해요.

 

옥상달빛: 제가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해야지 하는 결심을 못했었는데 약간의 결심 같은 건 생겼어요.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어머니 아버님의 생각을듣고 마음의 변화가 생기는 것 같아서 감사드리고, 제가 이런모임이 있다는 것 자체를몰랐는데 이런 모임이 있다는걸 알게 되어서 오게됐는데, 너무 좋았던 것 같아요.

 

오아리: 저는 이렇게 생각하시는 부모님이 계실 거라고 생각을 못했는데 말씀을 들으면서, 귀가 얇아서 그런가 커밍아웃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웃음)

 

앤드: 저는 이제까지 부모님을 제 삶 밖으로 밀어내려고만 하고 살았는데 그런 부분이 스스로 많이 반성이 됐고, 사실 저희 언니에게 커밍아웃을 한 것도 부모님과의 트러블 때문에 너무 힘들 때 충동적으로 한 건데 부모님께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서 할 생각입니다.

 

샤넬: 콩나물이 물만 부어주면 잘 자라니까, 저도 시간을 계속 부으면서 어느 날 좋은 결과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곱단: 어제부터 어머님들과 계속 같이 있었는데, 굉장히 여러가지 감정들이 한꺼번에 왔어요. 처음에 반가움도 있었는데, 옆에 있는데도 그리움도 생기고 슬픔도 사실은 생겼었어요. 동시에 서글픔, 기쁨, 이런 감정도 생기고. 가슴이 먹먹해지는순간이 되게 많았거든요. 사실은 어제부터 눈물을 얼마나 참았는지 모르겠어요. 이렇게 만나뵐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고 행복하고, 저희 어머니 아버지도 이렇게 행복하셨으면 좋겠고, 세상의 성소수자들이 다 행복하고 부모님들도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네요.

 

바다: 오랜만에 모임에 와서 좋았어요. 자존감을 갖고, 그냥 잘 살면 되는 거예요. 우리 아이가 왕따 당할때도 “너가 다른 사람들을 왕따 시키는거야”,라고 이야기 했는데. 부모님들께 커밍아웃을 고민하는 분들도 잘 풀어졌으면 좋겠어요. 우리 모두 행복할 권리가 있으니까요.

 

두호: 삼년전에 부모님에게 아웃팅이 된 케이스인데, 부모님과 삼 년간 연락을 안하고 살았던 것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을 해 봐야겠어요. 갈등이있어도 한 번 다시 한번 시작해봐야겠어요.

 

승우: 계속 오늘 커밍아웃 부흥회를 보고 있는 것 같아요. 반갑고, 사회가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모님이 많이 성장을 하셔서 용기를내고 자존감을 가지고 커밍아웃을 하라고 하시는데 사회가 가진 견고한 틀을 개인이 깨기는 쉽진 않겠다는 생각을 해요. 저도 부모님이 알게 된지 10년이 넘었는데도 저희 어머니도 누구에게도 고민을 털어놓지 못하고 계시는 상태인 것 같아요. 저도 부모님에게 부모모임에 나와보시라고 말씀드리기가 쉽지 않았던 점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근데 어제부터 부모님들만나면서 느끼는 건 부모모임이 성소수자 운동의 큰 변화인 것 같고, 부모모임에서 대화를많이 나눠서 더 우리 사회가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만 오늘 대화에서 계속 느끼는게, 부모님에게 커밍아웃을 하는건 참 어렵다는 생각도 드네요. 이런 만남을 통해서 조금더 자신도 한발 더 나아가고 부모님들도 한발 더 이끌 수 있는 자리가 된다면 좋겠어요.

 

태권브이: 저는 신기했어요. 제주도는 서울에 비해서 좁다고 생각하거든요. 번화가에 가면 열 명 중에 두 명은 아는 사람이고. 그래서 더 커밍아웃에 두려움이 큰 것 같아요. 굳이 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고. 어렸을 때부터 중학교때부터 네식구가 한자리에서 밥을 같이 먹어본 적이 없어요. 올해 저희 부모님이 이혼을 하셨거든요. 제 인생은 제 인생이고 부모님 인생은 부모님 인생이니까 이혼을 하신건데, 제가 커밍아웃을 해서 짐일 수도 있겠고, 한 편으로는 여기 나오시는 분들은 대단한 것 같아요. 자식을 이해해주시고 그런 것 자체가. 저 같은 경우는 ‘커밍아웃은 아니다’하는 생각이 좀 더 들거든요. 부모님이 고지식하시고 어릴때 많이 맞기도 했고.

 

호수: 사람마다 다르니까, 내가 행복해지는 길을 택하면 돼죠.

 

태권브이: 저도 이렇게 상담하고 같이 이야기하는건 좋아요. 저도 게이친구들있고, 게이친구들 만나서 이야기하면서 지내면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