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 4월 쟁취 성명]

평등을 위해 싸워온 그리고 이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성소수자의 이름으로, 함께 평등을 꽃피우자

 

봄이 왔다. 여의도에는 벚꽃이 만개하고, 3년만에 개방된 벚꽃길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발걸음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의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에는 아직까지 평등이 피어나지 않았다. 4건의 평등법/차별금지법이 발의되고 10만명의 염원이 이를 지지함에도 국회는 이에 대해 제대로 된 응답을 하고 있지 않다. 그렇기에 오늘 11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를 비롯해 평등을 요구하는 시민들은 국회 앞에 다시금 농성을 시작했다.

15년이다. 차별금지법이 사회적으로 논의된 2007년부터 지금 2022년까지 어느덧 15년의 시간이 지났다. 길어야 4, 5년, 짧으면 수 개월만에도 요동치는 정치의 시간에 비하면 이루말할 수 없이 긴 시간이다. 그럼에도 15년 간 한국 사회의 정치가 차별금지법에 대해 보여온 태도는 한결같았다. 사회적 합의라는 그럴 듯한 핑계를 대고 개인의 존엄과 평등을 증진하기 위한 책무를 외면하고 혐오를 방관, 심지어 동조해 왔다. 촛불정부라 자칭하는 문재인 정부는 임기를 한 달 남긴 오늘날까지도 적극적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고,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어 놓지 않고 있다.

우리는 길을 만들어 왔다. 정치가 침묵한 15년의 시간 동안 사회적 논의를 만들어 온 것은 혐오와 차별에 맞서 온 이들이었다. 2007년 동성애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성적지향을 비롯해 7가지 사유가 삭제된 누더기 차별금지법 사태에 대해 성소수자들은 긴급행동을 결성하고 차별금지법을 모두의 의제로 이야기했다. 2011년 서울시의회 점거농성을 통해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이 명시된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였고, 2014년 서울인권헌장 폐기에 맞서 “성소수자에게 인권은 목숨이다”를 외쳤으며, 계속해서 성소수자의 존재를 찬반의 문제로 만드는 사회를 향해 ‘우리가 여기 있음’을, ‘우리가 곧 사회임’ 이야기했다. 80%가 넘는 이들이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하고 성소수자를 비롯해 누구도 차별받아서는 안된다는 것에 동의하는 지금의 분명한 현실은 그 기나긴 투쟁 끝에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다시 한번 모이고 다시 한번 외친다. 오늘부터 시작된 단식투쟁에는 우리의 성소수자 동료인 이종걸 활동가가 함께 하고 있다. 자신의 책무를 외면한 정치로 인해 우리의 동료가 길고 힘든 시간을 겪어야 하는 현실에 안타까움과 분노를 느끼면서, 동시에 이 투쟁이 결코 혼자만의 일이 아님을, 우리 모두가 함께 하는 투쟁임을 분명히 한다. 그리하여 저 여의도에 만개한 벚꽃처럼, 4월 안에 차별금지법이 제정되고 이를 통해 평등이 만개하는 그러한 세상을 만들어갈 것을 굳게 결의한다.

평등을 위해 싸워온 그리고 이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성소수자의 이름으로 요구한다

국회와 정부는 차별금지법 즉각 제정하라!

더불어민주당은 차별금지법 제정을 당론으로 채택하라!

국민의힘은 혐오와 차별에 동조말고 차별금지법 제정에 협조하라!

 

2022.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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