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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괜찮을 수 있는’ 사회로!

-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을 맞이하며 - 

 

5월 17일은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아이다호 데이)입니다. 1990년 5월 17일 세계 보건 기구(WHO)에서 질병 부문에서 동성애를 삭제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지요. 해마다 전 세계적으로 아이다호 데이를 맞이하여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반대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8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한국 사회에는 여전히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존재합니다.

 

군대에서는 동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처벌하는 ‘군형법 제92조의6’이 여전히 폐지되지 않은 채 군대 내 동성애자들을 색출하는데 사용되고 있고, 이미 가족을 이루고 살아가고 있는 성소수자들은 그 관계를 국가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보호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차별을 금지하자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되기는커녕, 기존에 있던 지자체의 인권조례 마저 폐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가가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을 방치하고 있는 셈입니다.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자들은 ‘동성애 반대’를 외치며 혐오와 차별을 선동하고 있기도 합니다. 성소수자 관련 행사가 있으면 난입하여 성소수자들에게 상처를 주는 폭언을 내뱉습니다. 그릇된 신앙으로 동성애를 죄악시 하며 ‘전환치료’랍시고 끔찍한 폭력을 행사하기도 합니다. 많은 정치인들이 정치적 이권다툼 속에 성소수자 인권을 볼모삼기도 합니다.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교육도 진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국가에 의해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이 방치되고, 집단적·조직적인 차별선동이 지속되며 대중들은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무지 속에서 살아가게 됩니다. 대부분의 부모와 가족들이 자녀의 커밍아웃을 듣게 되었을 때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유이지요. ‘편견 없는 사회’라면 겪지 않아도 될 고통을 성소수자들과 그들의 가족은 겪고 있습니다.

 

몇몇 이들은 이러한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성소수자들에게 오히려 더 열심히 하라고, 잘하라고 합니다. 옳은 걸까요? 소수자에게 불평등한 사회 속에서 소수자의 노력을 강요하는 것은 국가와 사회가 책임져야 할 의무를 떠넘겨버리는 기만행위입니다. 개인의 노력 없이도 차별 없는 평등한 사회가 되어야합니다.

 

한국 사회에서 성소수자로 살아가다보면 괜찮지 않을 때가 많지요. 괜찮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괜찮지 않은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사회니까요. 국가와 사회가 나서지 않는다면 우리, 성소수자의 부모, 가족, 친구, 지인들이 먼저 나서서, 누구나 ‘괜찮을 수 있는’ 사회로 바꾸어 가겠습니다. 대화와 공감과 사랑으로 사회의 가장 작은 단위인 가정부터 변화시키고, 나아가 무지갯빛 평등사회로 바꾸어 가는데 동참하겠습니다. 우리, 그 길 같이 나아가요!

 

2018년 5월 17일

성소수자 부모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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