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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문] 미투가 바꿀 세상, 우리가 만든다! - 517분 이어말하기 인천행동

 

라라 (성소수자 부모모임)

 

5월 17일 오늘은 1990년 5월 17일에 세계 보건기구에서 국제질병부문에서 동성애가 삭제된 것을 기념해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반대하는 날입니다. 또한 2016년 5월 17일 새벽 강남역 여성혐오살해사건이 일어난 지 2년이 되는 '강남역 여성혐오 살해사건 기억의 날입니다.

 

19세기 후반 여성의 참정권 투쟁을 시작으로 전세계 인구의 반을 차지하는 여성해방운동은 계속되어 왔지만 우리 사회에 여성에 대한 억압과 차별은 여전히 만연합니다. 여성 살해, 데이트폭행, 몰카 범죄. 사회전반의 뿌리 깊은 권력형 성폭력 등 여성이 안전하게 살아갈 곳이 없습니다.

 

2018년 제 7회 지방선거의 어느 주류정당에는 여성후보가 단 한명도 없다는 게 여성들의 유리천장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일례이기도 합니다. 그와 더불어 정교가 분리되어야 하는 선거에서 후보자들에게 동성애 관련 입장을 묻는 설문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는 일이 진행되고, 각 지자체의 인권조례를 하나씩 폐지하는 인권후퇴 상황이 버젓이 행해지고 있습니다.

 

국제적인 모든 주요 학계는 동성애 전환치료는 효과가 없으며 이에 대해 경고하는 정책과 지침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성애는 질병이 아니고, 전환치료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1973년 미국정신의학회는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삭제했습니다. 질병이 아니므로 치료의 대상이 될 수도 없는 거지요.

 

‘엑소더스 인터내셔널’은 동성애 전환치료를 주도하는 가장 큰 규모의 탈동성애 운동 단체였는데, 2013년 6월 그동안 자신들의 과오에 대해 사과하고 단체를 폐쇄조치하였습니다. 동성애를 치료의 대상으로 여긴 무지로 인해 성소수자들에게 상처를 주었다고 고백하고 사과하였지요. 그런 해외의 상황과는 반대로 우리나라에선 아직도 전환치료가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성적지향을 억지로 바꾸려는 치료는 대상자의 우울, 불안, 자살시도 등을 증가 시킬 수 있어 전환하려는 시도는 동성애자의 정신건강을 악화시킵니다.

 

동성애는 HIV/AIDS의 원인이 아닙니다. 1981년 미국의 첫 환자가 동성애자였지만 1970년대 후반 케냐를 비롯한 중앙 아프리카 국가에서 여성을 중심으로 HIV감염이 널리 퍼지고 있었고 원인인 바이러스의 규명과 함께 HIV 감염은 동성애 질환이라는 시각의 의학적 근거를 잃었습니다. 현재는 예방약까지 개발 되었으며 관리를 잘해 HIV바이러스 수치가 0이 되면 콘돔 없는 성관계로도 전파되지 않습니다. 의학기술의 발달로 HIV/AIDS는 당뇨나 고혈압처럼 관리 가능한 만성질환이며, 이성애자와 동성애자 모두 감염될 수 있는 바이러스 질환이며 콘돔을 사용한 안전한 성관계로 예방이 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동성애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퍼트리는 현실은 감염인의 의료접근을 차단하는 원인이 되어 감염률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오늘을 위해 준비했던 글을 한번 낭독하겠습니다.

 

1970년 6월 22일, 저는 생식기를 보지로 달고 나와서 아들만 다섯 낳은 조부모님의 열렬한 환영을 받고 태어났어요. 저의 어머니는 그 후로도 보지달린 애기를 넷이나 더 낳아서 조부모로부터 갖은 핍박과 수모를 겪었답니다.

 

맏보지인 제가 결혼하고 첫아이를 보지 안 달린 애기를 낳아서 저의 어머니는 긴 안도의 한숨을 쉬셨지요. 근데 너무나 웃기게도 제 첫 아이는 보지가 없어 슬픈 여자아이, 즉 트랜스젠더퀴어랍니다. 그 아이가 25세가 되었는데 태어나서 아직 한 번도 공중목욕탕이나 사우나에 가본 적이 없답니다. 5세 때 바로 밑의 제 아래 여동생이 결혼 하는 날, 온천목욕탕에 가려는데 아이가 거부해서 못 갔습니다.

 

초등학교 다닐 땐 방과 후 집에 와서 보지동생 치마를 입고 동생들 간식을 챙겨주며 돌봄 노동도 곧잘 했답니다. 학교 교사들도 심부름 등을 도맡아하는 아이를 참 예뻐했지요. 중학생이 되면서 등교거부가 시작 되었던 것 같네요. 머릴 짧게 깎고 남학생 교복을 입고 남학생들만 있는 교실에 가는 게, 보지가 안 달린 여자아이인 큰아이는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중학교 1학년 때 일찌감치 탈학교를 했지요. 미용, 요리, 의상디자인 등 배우고 싶은 것도 많았는데, 보지가 없어 슬픈 여자 아이는 보지가 없는 자기모습이 괴물처럼 여겨지고 너무나 슬퍼하고 공부도 제대로 못한 채 먼 도시로 떠났지요.

 

이세상이 모두에게 평등하고 차별과 혐오가 없다면 보지 없는 여자인 게 머가 대수인가요. 성소수자, 특히 지정성별이 낯설고 불편한 트랜스젠더인 게 뭐가 문제인가요.

 

<트랜스젠더에게 필요한 것들은 이런 것들입니다>

 

1. 공교육에서 젠더 다양성교육이 필요합니다. (국민이 교육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2. 성중립 화장실이필요합니다. (위협이나 불안함 없이 기초생리를 해결할 행복 추구권이 모두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3. 트랜스젠더에게도 면접 등에서의 불이익이 없어야 합니다. (국민 모두에게 평등한 노동권이 부여되어야 합니다)

4. 의료적 트랜지션 비용을 의료보험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5. 성기중심으로 성별을 표시하고 지역, 나이, 성별 등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현행 주민등록법은 폐기되어야 합니다.

6. 남녀라는 이분법적인 성별을 구분 짓기 어려운 트랜스젠더퀴어들이 선택 가능한 신분제도가 포함된 새로운 주민등록법이 필요합니다.

 

#여성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나라,

#트랜스젠더가 건강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나라가 모두에게 안전하고 행복한 나라입니다.

#성소수자가 행복할 권리 당신이 행복할 권리와 같습니다.